- 긴 장마와 폭염, 탄저병으로 과일 출하량 크게 줄어
- 중도매인 눈치 싸움 치열
- 추석 농수축산물 수급 안정에 최선
“구매해야 물량은 많은데 가격이 너무 비싸 70% 가량 밖에 구입을 못했네요”
15일 아침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사과 경매가 끝난 후 한 중도매인이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추석을 2주 앞두고 국내 최대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은 초저녁 채소류 경매를 시작으로 배추, 일반과일 수산물에 이어 아침 배와 사과 경매까지 열기로 가득하다.
어슴푸레 도시의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은 대낮처럼 불이 켜지고 사람과 다양한 동력장치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활기가 넘쳐나기 시작한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신선한 농수산물이 경매를 위해 차에서 내려져 넓은 경매장 바닥에 쌓여간다. 하역을 맡은 근로자들은 생산자와 제품의 등급이 표기 되어있는 박스들을 구분해 보기 좋게 정리를 한다. 청과의 배치가 완료되고 경매가 시작되자 가지런히 쌓인 과일상자를 비롯 농산물 사이로 일반인들은 알아듣기 힘든 경매사들의 빠르고 낮은 목소리가 쉼 없이 들려오다. 중도매인들은 경매 시작 전 혹은 경매가 진행되는 도중 자신이 구매하려는 상품들을 매의 눈으로 꼼꼼히 살피며 마음 속으로 가격을 결정한다.
과일도매업을 40년 넘게 해왔다는 김효섭(66) 중도매인은 “올해는 실제로 작황이 별로 안 좋아 과일 값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언론에서 과하게 보도한 경향이 있다. 실제로 사과 외에는 크게 오르지 않았다.”면서 “과일 값이 비싸기도 하지만 다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아 구매를 망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매의 성공여부는 물건 상태 파악에서 시작된다. 경매를 배우고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누구보다 먼저 경매장에 나온다”면서 깻잎 경매 현장에서 만난 김민택(32· 위 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 씨는 “늘 경매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선배들의 눈치도 살핀다. 구매하려는 농산물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정확히 판단해 남들보다 빠르게 단말기를 눌러야 낙찰에 성공 할 수 있다”고 말했다.
1985년6월19일. 국내 최초 최대의 공영도매시장으로 개장한 가락시장은 농수산물의 원활한 유통과 적정가격 유지로 생산자와 소비자를 보호하며, 연간 수도권 시민의 먹거리 약 50%를 책임지고 있는 국내 최대 농수산물 도매시장이다.
한편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도 예년에 비해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추석 차례상 비용은 평균 31만8045원으로 전통시장을 이용했을 경우 27만1932원, 대형마트는 36만2352원이었으나 올해는 이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올 추석 명절 가계부담을 줄이고자 14개 성수품 14만9000톤을 공급하고, 농축산물에 대해 할인 지원을 확대·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사과와 배는 계약재배 물량 공급을 전년보다 7.1% 많은 1만5000톤으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배추, 무, 한우, 돼지고기 등과 명태, 고등어, 오징어, 전복 등을 비롯해 추석 성수품인 고사리, 도라지 등에 대한 대대적인 할인 지원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성수품 수급 상황을 매일 모니터링해 가격 불안 요인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면서 “추석 농수축산물 수급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 추석 성수품 가격을 전년대비 5% 이상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글·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