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 청년에 ‘3309억원’ 쓴다… 마음건강·자립 지원 강화

尹 정부, 청년에 ‘3309억원’ 쓴다… 마음건강·자립 지원 강화

당·정, 청년 복지 5대 과제 발표
가족돌봄청년·자립준비청년 등 취약계층 지원 강화
우울증 비율 높은 20·30대… 청년 정신건강검진 확대 개편

기사승인 2023-09-19 14:57:58
정부가 19일  청년복지 5대 과제를 발표했다. 저소득 근로청년을 대상으로 저축을 통한 자산형성을 지원하는 ‘청년내일저축계좌’의 가입자 소득기준을 월 200만원에서 220만원 이하로 완화해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정부가 청년 정책에 3309억원을 쏟아 붓기로 했다. ‘청년에게 공정한 도약의 기회를 보장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과제 기조 아래 5대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의힘은 19일 당정협의에서 청년복지 5대 과제를 발표했다. 복지부는 청년 정책을 설계한 이유에 대해 “청년들이 평범한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정부가 체감도 높은 청년 정책 아젠다를 제시하고, 청년들과 함께 하는 젊은 대한민국을 건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청년의 삶을 나타내는 각종 지표에는 ‘경고등’이 켜진 실정이다. 청년 고용 지표가 악화되면서 자산 형성 기회는 제한적이나 채무부담은 증가했다. 빈부 격차도 심화됐는데, 상위 20%와 하위 20% 청년 대비 자산은 35.3배에 달한다. 청년층 계층 이동 가능성에 대한 인식도 지난 2009년(59%)에 비해 2021년 74.1%로 부정적 응답 비율이 높아졌다. 

특히 저소득층을 비롯해 가족돌봄청년, 고립·은둔청년, 우울증·불안장애를 겪는 취약계층 청년들은 더 큰 짐을 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가 청년 정책 예산 지원을 강화한다. 임세희 복지부 청년정책팀장은 지난 18일 사전설명회를 통해 “5대 과제 추진을 위한 2024년 예산안으론, 총 3309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올해에 비해 43% 정도 증액된 규모”라고 전했다.

미래 뒤로 미룬 가족돌봄청년… 연 200만원 자기돌봄비 지원

미래를 준비해야 할 시기에 가족을 돌보는 청년은 전국 약 10만명(0.8%)로 추산된다. 빈곤의 악순환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으며 심리적 우울감도 상당한 수준이다. 

지난해 정부 차원의 첫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주당 평균 돌봄시간은 21.6시간으로 나타났다. 또한 삶에 불만족한다는 응답이 22.2%로 일반 청년(10%)에 비해 2배 이상, 우울감 유병률(61.5%) 역시 일반 청년(8.5%)보다 7배 이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내년부터 4개 시·도를 대상으로 ‘확인-지원-관리 원스톱 통합 지원 시범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청년 본인의 신체·정신건강 관리, 학업·취업 준비, 자기개발 등을 위해 연 200만원의 자기돌봄비를 신설한다. 

정서지원을 위해 돌봄 경험 공유 등 자조 모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청년미래센터(가칭)를 4개 시·도에 설립하고 센터 돌봄 코디테이터를 6명 배치해 가족돌봄청년을 선제적으로 파악한 후 밀착 사례관리를 할 방침이다. 

고립·은둔청년에 가드닝 모임 지원… 공동생활 프로그램 신설

고립·은둔청년은 청년층 전체의 7.4%에 달한다. 고립 청년은 약 51만6000명(5%), 은둔 청년은 약 24만7000명(2.4%)다. 고립청년은 사회적 관계·지지가 단절된 청년으로, 이 중 집이나 방 등 한정된 장소에만 머물러 있으면 은둔청년이라 부른다. 

이들의 정신건강 지표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18.5%가 정신과적 약물을 복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일반 청년(8.6%)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신체건강 역시 나쁘다는 응답이 43.2%로 일반 청년(14.2%)에 비해 3배 이상이었다. 

이에 정부가 지원에 나섰다. 고립·은둔 청년이 정부 차원의 복지 정책 대상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체적으로 고립·은둔청년 지원 프로그램을 설계한 것이 전부였다.

복지부는 올해 고립·은둔청년의 원활한 사회복귀와 재적응을 위해 실태조사를 실시한 후 내년부터 원스톱 통합지원 시범사업을 시행, 오는 2026년 전국 확대를 목표로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청년미래센터(가칭)에는 고립·은둔청년 사례관리와 공동생활 관리를 할 수 있는 전담인력을 8명 배치해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가령 가드닝 모임, 자기계발 및 진로 탐색 프로그램, 식습관 지원 같은 공동생활 프로그램, 가족 심리상담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고립·은둔 생활을 벗어난 청년들은 서포터즈로서 1:1 멘토-멘티 활동에도 참여한다. 

임세희 복지부 청년정책팀장은 “탈고립 의지가 있는 고립·은둔청년이 지원 대상”이라며 “청년들이 공동생활을 하면서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배우는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거주 공간엔 청년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는 전담인력을 24시간 3교대로 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전경.   사진=박효상 기자

자립준비청년 수당 40→50만원 인상

자립준비청년은 연간 2000여명, 보호종료 및 보호종료 5년 이내 청년은 1만1400여명이다. 자립준비청년에 대해 월 40만원의 자립수당과 1000만원의 정착금을 지원하고 있으나, 경제적·심리적 어려움은 여전하다. 

자립준비 청년의 24%는 부채가 있으며, 평균 605만원 정도의 빚을 지고 있었다. 50%가 자살을 생각해본 적 있으며, 33%는 빈곤으로 인해 자살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아동복지시설, 가정위탁 보호종료 후 5년 이내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지원 수준을 확대해 정책 체감도를 제고하기로 했다. 우선 자립수당은 물가 상승, 청년 취업난 등을 고려해 내년부터 50만원으로 인상한다.

자립준비청년 대상 1:1 지원 서비스의 질적 강화를 위해 전담인력도 단계적으로 확충한다. 17개 시·도 자립지원전담기관에 배치하는 전담인력을 180명에서 내년 230명으로 늘린다. 올해 2000명에서 내년 2750명으로 사례관리 지원 대상자도 확대한다. 아울러 2023년 자립지원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토대로 신규 과제를 마련하고 정책을 보완할 예정이다.

청년 기초수급자, 83% 증가… 복지지원 대상 확대

저소득층 청년들을 위해 자산형성도 돕는다. 20·30대 기초수급자는 2012년 14만7000명에서 2022년 26만9000명으로 10년만에 약 82.9% 늘어났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부채 비율도 높은 수준이다. 2017년에서 2022년 사이 전 연령대에선 18.4%에서 16.7%로 1.7%p 줄어든 데 비해 39세 이하는 24%에서 28.1%로, 29세 이하는 24.2%에서 37.1%로 증가했다. 

정부는 저소득 근로청년을 대상으로 저축을 통한 자산형성을 지원하는 ‘청년내일저축계좌’의 가입자 소득기준을 월 200만원에서 220만원 이하로 완화해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출산·육아휴직자 계좌적립중지(2년)도 신설한다. 또한 기초생활보장 청년 수급자에 지급하는 빈곤청년 근로인센티브의 가입자 대상 연령층을 24세 이하에서 30세 미만으로 개선한다.

우울한 20·30대… 청년 정신건강검진 확대해 만성화 방지

취약계층 뿐 아니라 일반 청년들의 마음건강을 위한 지원도 강화한다. 우울 위험군인 청년층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20·30대 우울위험군 비율은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분 조절이 어려운 기분장애 유병환자 수도 20대가 16만8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에 마음건강상담을 확대 지원하고, 청년마음건강센터를 내실화할 계획이다. 우선 청년층을 포함한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 국민 마음건강 투자사업’을 추진해 내년 8만명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2025년부터 청년층 대상 정신건강검진을 확대 개편할 계획이다. 전국 청년마음건강센터를 기반으로 정신건강 선별도구를 통한 선별검사, 정신의료기관 연계 등을 제공해 정신질환을 예방하고 만성화를 방지할 예정이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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