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해보험 매각 작업이 본격화한 가운데 신한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이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매각가로 2조7000억원에서 3조원대 수준이 거론되는 가운데, 매각가가 과대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 최대주주 격인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작업에 나섰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지분 77%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9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금융 계열사인 롯데손보를 매물로 내놨다.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를 3734억원에 인수한 이후 36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해 총 7300억원을 투입했다.
통상적으로 사모펀드는 기업 경영권을 인수한 뒤 5년 이내에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선다. 2024년 8월이면 롯데그룹과 맺은 롯데손보 브랜드 사용 기간이 만료된다. JKL파트너스 입장에서는 브랜드 사용 기간이 끝나기 전 매각을 완료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롯데손해보험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525억원, 당기순이익 1130억원을 기록했으며, 미래 수익성을 보여주는 보험계약마진(CSM)은 올해 상반기 기준 1조96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월말 1조8949억원 대비 685억원 늘어난 것으로 연초인 1조8005억원 보다 1629억원 증가한 수치다. 실적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롯데손보의 매각가에 대해 약 2조7000억~3조원 수준이 될 것이라 본다.
다만 이같은 가격으로 인해 인수 대상자가 대형 금융사가 아니면 쉽게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같은 전망 속 현재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곳들은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다. 그간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 관측됐던 우리금융의 경우 현재 보험사 인수에 관심이 없다고 못 박은 상황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달 “보험사 인수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신한EZ손해보험을 인수했지만, 대형 손보사에 비해 자본 규모가 작아 추가 인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KB금융과의 순이익 경쟁에서 밀린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보험 부문 격차가 크게 벌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다 보니, 손보사 확충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하나금융은 하나손해보험을 자회사로 두고 있지만, 실적이 좋지 않아 규모가 더 큰 손보사 인수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이 인수전에 뛰어들 여지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지주 전환을 계획 중인 교보생명은 최근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지분 인수를 시도할 만큼 손보사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매각가가 과도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거론되는 2조7000억~3조원의 예상 매각가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더라도 다소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며 “상장 주요 손보사의 밸류에이션 평균과 50~85% 경영권 프리미엄 가정을 적용해보면 대략적인 가격은 1조2000억~2조원 수준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