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이 추수기와 추석 명절 등 야외활동이 많은 가을철을 맞아 진드기·설치류 매개 감염병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살인 진드기’라 불리는 작은소피참진드기에 의해 감염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으로 올해 23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9월 현재까지 118명의 SFTS 환자가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23명이다. SFTS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린 뒤 4~15일 이내 고열과 구토 등이 일어난다. 주된 발병 시기는 6~10월이다. SFTS는 관련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 이달 기준 치명률은 19.5%로 감염자 5명 중 1명이 숨질 정도로 치명적이다. 그래서 사전 예방과 환자 조기 발견, 적기 치료가 중요하다.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균에 감염된 일부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걸리는 쯔쯔가무시증 환자도 지금까지 878명이 발생했다. 사망자는 1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820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3명이 사망했다. 쯔쯔가무시증은 진드기에 물리고 열흘 이내 발열과 오한 등의 증상과 함께 물린 부위에 가피(검은 딱지)가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질병청은 SFTS와 쯔쯔가무시증 모두 각각 8월과 10월 초에 개체 수가 급증해 11월까지 발생이 이어진단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농작업 등 야외활동 후 발열, 두통, 근육통, 소화기 증상 등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의료진에게 야외활동력을 알리고 적기에 치료를 받아 달라”라고 말했다.
쥐 같은 설치류가 매개 역할을 하는 감염병도 요주의 대상이다. 렙토스피라증(Leptospirosis)은 렙토스피라균에 감염된 설치류나 소, 돼지 등의 소변으로 오염된 물, 토양, 음식물 등이 감염 통로가 된다. 사람의 상처 부위나 점막 등이 노출된 지 이틀에서 4주 이내에 고열과 오한, 두통, 근육통 등이 발현된다. 주로 태풍과 홍수, 장마 때 오염된 물로 균에 노출된 후인 9~11월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쥐의 배설물과 소변, 타액 등으로 배출된 바이러스가 건조돼 사람의 호흡기나 상처 난 피부 등을 거쳐 감염되는 신증후군출혈열은 군인이나 농부 등 야외활동이 많은 직업군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 이달까지 확인된 환자는 20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3명) 대비 약 66.7% 급증했다.
지 청장은 “추석 전·후 벌초나 성묘, 농작업, 여행 등 야외활동을 할 땐 긴 소매·바지 등으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라며 “귀가 후엔 바로 옷을 세탁하는 한편 샤워를 하면서 진드기에 물렸는지 확인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