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업계에서 연이어 횡령, 금융사고 등 각종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하면서 다음달 진행될 국회 국정감사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국회가 금융권에 강한 질타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해외로 출국하면서 국감 증인 참석을 피할 수 있게 됐다.
21일 금융권 및 정치권에 따르면 10월10일부터 국회는 국정감사 일정에 돌입한다. 금융업계에 대한 대부분의 현안을 다루는 정무위원회는 10월12일 금융위원회를 시작으로 △16일 금융감독원 △23일 주택금융공사 등 금융공공기관과, 24일 예보·산업은행·기업은행 등 금융공기관과 27일 종합검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정무위 국감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내부통제 부실로 인해 발생한 금융사고 및 횡령 문제들이다. 정무위원회는 증인과 참고인 명단을 조만간 확정할 예정인데, 정치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여야를 막론하고 민간 금융회사 CEO들을 소환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정무위 소속 한 의원실 관계자는 “올해에도 연이어 발생한 금융 사고에 대한 책임과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한 대책 등을 마련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증인·참고인 명단에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예경탁 경남은행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황병우 대구은행장 등이 있다.
이외에도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등 금융당국 수장들도 첨예한 질의가 예상된다. 김주현 위원장에게는 최근 불거진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급증한 가계부채 문제가, 강석훈 회장에게는 아시아나항공과 HMM의 기업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한 이유 등에 대한 책임론 및 부산이전에 대한 실효성 논란 등이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경우 쉽지 않은 국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이어 발생하는 금융사고와 횡령에 대한 책임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다시 수면위로 끌어올린 라임 사건도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다음달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해외로 출국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외로 출국하면서 국감 참석을 피할 수 있게 됐다.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내달 10~11일 모로코 마라케시로 출국해 연차총회 일정을 소화하고, 유럽·중동 현지에서 투자자‧주주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이석준 회장은 13일 농협중앙회, 농협은행과 함께 농협지주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어서 참석을 위해선 논의를 먼저 마쳐야 한다. NH농협금융 관계자는 “국감 날짜가 연차총회와 겹치는데 모든 금융지주 회장들이 참석하는 행사인 만큼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양해를 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