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신공항 화물터미널 갈등 증폭…대구시 ‘일방통행’ 반발기류 확산

TK신공항 화물터미널 갈등 증폭…대구시 ‘일방통행’ 반발기류 확산

의성군 "화물터미널과 물류단지 없이는 공항 추진 어렵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김장호 구미시장, ‘화물터미널=군위군’ 우회적 반박
대구시 "공식 합의된 내용"

기사승인 2023-09-22 11:02:51

대구시가 대구경북신공항 화물터미널을 군위군에 두기로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의성군과의 갈등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여기에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김장호 구미시장도 대구시가 줄곧 공동합의문 내용이라며 주장해온 ‘화물터미널=군위군’ 입장을 우회적으로 반박하고 나서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대구시 일방통행’에 제동을 걸었다.

대구시는 직통도로 개설과 의성군 스마트 항공 물류단지 조성 계획 등을 밝히며 사태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반발 기류는 더욱 거세기만 하다.

대구경북신공항 화물터미널 군위 배치에 반발한 의성군 비안면 이주지역대책위원회와 신공항 편입 지역주민 150여명이 22일 오전 경북도청에서 집회를 갖고 “대구시의 협의 없는 일방적인 공항이전 추진 반대한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의성군 비안면 이주지역대책위원회 제공) 2023.09.22

의성주민 “대구시의 일방적인 공항이전 추진 반대한다”

대구경북신공항 화물터미널 군위 배치와 관련, 의성주민들의 반발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구경북신공항 화물터미널 군위 배치에 반발한 의성군 비안면 이주지역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신공항 편입 지역주민 150여명은 22일 오전 경북도청에서 집회를 갖고 “대구시의 협의 없는 일방적인 공항이전 추진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경북도의 소극적인 태도와 무관심으로 군위군을 내주면서 민항터미널·화물터미널·영외관사 등 좋은 것은 다 빼앗기고 군공항 소음만 남고, 생계대책도 없이 뭘 먹고사느냐, 이럴려고 공항유치 한게 아니다”며 반발했다.

집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빈껍데기 공항이전 반대’, ‘생존권 박탈하는 공항중지’ 등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도청에서 신도시 시가지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김선동 대책위원장은 “이주지역 주민들은 의성군 발전을 위해 공항이전을 찬성하고 꾹꾹 참아왔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좋은 것은 군위가 다 가져가고 약속했던 화물터미널도 없고 소음만 온다하니 참담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계대책에 대해서 주민들에게 어떠한 구체적 설명도 없고, 철저히 소외당하고 있다”며 “이럴 거면 도지사는 앞장서서 공항이전 백지화하고, 우리는 정든 고향땅에서 살다가 죽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의성군 비안면 소음대책위원회도 지난 12일 의성군청에서 공항이전반대 집회를 갖고 ‘빈껍데기 공항이전 반대’, ‘공수표 남발하는 대구시 공항이전 즉각 중단’, ‘주민생존권 위협하는 공항이전 결사 반대’, ‘공항유치 앞장선 의성군수 물러가라’등의 구호를 외치며 의성전통시장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의성군 통합신공항이전지원위원회도 지난달 31일 비안면 만세센터에서 주민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당초 공동합의문의 내용대로 화물터미널을 의성군에 배치하라”는 규탄 성명서를 발표했다.

앞서 28일에는 의성군 비안·봉양면, 의성읍 등에 신공항 추진과 관련된 대구시 행정을 비판하는 현수막 27개가 걸리기도 했다.

의성주민으로 구성된 통합신공항 관련 단체는 앞으로도 대구시를 상대로 대대적인 집회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의성군 통합신공항 이전지원위원회와 이장협의회가 7일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화물터미널 입지와 관련해 대구시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의성군 통합신공항 이전지원위원회 제공) 2023.09.07

경북 의성군 “화물터미널과 물류단지 없이는 공항 추진 어렵다”

대구경북신공항 화물터미널 입지 논란과 관련해 경북 의성군도 “공동합의문에 따라 항공물류 활성화를 위해 화물터미널과 물류단지를 의성군에 배치하여야 한다”며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공항추진은 어려울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냈다.

이어 “의성군 공동 합의문의 핵심은 항공 물류”라며 “대구시 언론브리핑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구시는 “지난 2020년 7월 군위군과의 공동 합의문에는 군위에 민간 공항 터미널을 두는 것으로 돼 있고 다음달 의성군과의 공동 합의문에는 항공 물류와 항공정비산업단지를 의성에 두는 것으로 돼 있다”며 “공식 합의문에 들어와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이건 정해진 문헌이고 의성군수도 군위군과 협조해서 할 수 있는 일 다하겠다 이렇게 약속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SNS캡쳐.

이철우 경북도지사·김장호 구미시장, ‘화물터미널=군위군’ 우회적 반박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김장호 구미시장도 대구시의 ‘화물터미널=군위군’ 입장을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김 시장은 당시 경북도 신공항 추진 TF 반장을 역임했다.

이 도지사는 사우디에서 가야고분군 세계문화유산 등재 행사를 마치고 귀국길에 인천공항 화물터미널과 물류단지를 방문한 뒤 SNS를 통해 “물류단지와 물류터미널은 인접해 있어야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김 시장도 SNS를 통해 “경북도 신공항 추진 TF 반장을 맡고 있던 당시, 민간공항 터미널은 군위에, 항공물류 관련 시설은 의성에 균형적으로 안배하는 것이 합의문의 취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여객·화물 터미널 모두를 군위에 두겠다는 것은 합의문 취지를 벗어난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의성=최재용 기자 gd7@kukinews.com
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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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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