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사의 사진과 이름을 걸고 투자를 유도하는 ‘가짜광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사진까지 올라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페이스북에는 4일 김 전 비대위원장의 사칭 계정 광고가 올라왔다. 해당 광고에는 “전문적인 배경과 전문 지식을 통해 주식시장에서 상당한 수익을 올려왔다”며 “83살의 고령에도 사회에 기여하고 국민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적혀있다.
또 “일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주식 투자는 연봉의 수십·백 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실제 수익이 발생하기 전까지 어떤 수수료도 청구하지 않을 예정이다. 80%의 성공률을 보장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는 임의로 제작된 ‘AI 윤석열’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발생했다. 해당 영상은 경남 남해 소개 영상에 누군가 특정 후보와 함께한다는 자막을 넣었다.
유사한 가짜광고도 존재한다. ‘AI 딥페이크’로 유명인의 얼굴을 AI를 통해 제작하는 방식이다. 러시아 통신회사 ‘메가폰’은 실어증으로 은퇴한 브루스 윌리스를 AI 딥페이크로 제작해 광고했다. 하지만 브루스 윌리스 측과 합의는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부동산 임대업체는 일론 머스크를 AI 딥페이크로 제작해 광고를 제작했다. 톰 행크스는 지난 2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젊은 모습이 나온 AI 치과 보험 홍보 영상은 자신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해당 광고를 클릭하면 당사자와 연관이 없는 사이트로 연결된다. 이 같은 광고는 유명인의 허락도 없이 신뢰도와 유명세를 빌려 홍보해 투자자나 소비자로 하여금 속을 수밖에 없는 환경을 제공한다.
전문가는 한 번 더 회의적인 시선으로 사실을 확인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자극적이거나 눈에 들어오는 내용일수록 더 의심을 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주용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사전에 방지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사진도 합성할 수 있고 광고를 올리기도 쉽다”며 “이를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관점을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해당 내용이 거짓말이라는 점을 인지하는 게 중요하다. 사칭 자체는 법적 제재가 가능하지만 피해는 속는 사람이 본다”며 “AI 딥페이크는 대체로 자극적인 내용과 발언을 담고 있고 거짓을 증진하는 데 목적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가 읽는 모든 글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거짓말을 할 통로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정보에 대해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한 단계 더 확인하는 행동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