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속에서 노부부 등 위기에 빠진 이들을 도운 시민 9명에게 LG 의인상이 수여됐다.
LG복지재단은 6일 화재 현장에서 노부부를 구한 강충석(50)·김진홍(45)씨를 비롯해 물에 빠진 시민을 구한 류민우(39)·신윤곤(56)·이동욱(43)·임범식(47)씨, 김익수 소방교(35, 담양119구조대), 김종민 경장(28, 포항해경), 박철수 경사(36, 기장파출소) 등 총 9명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직원이기도 한 강씨와 김씨는 지난 8월23일 전북 완주 소양면에서 가정용 중계기 설치 작업을 마치고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인근 주택에 불이 난 것을 발견했다. 달려가 확인해 보니 처마 밑 장작더미의 불이 집안으로 옮겨붙고 있었다. 이에 김씨가 현관문을 두들기자 70대 남성이 뛰쳐나와 집안에 환자인 아내가 있다며 도움을 청했다. 김씨와 남성은 산소호흡기와 링거 호스 등이 복잡하게 연결된 병상에 70대 여성이 누워있는 것을 확인, 침대를 통째로 들고나왔다. 강씨도 119 화재 신고 후 환자를 대피시키는 일을 도왔다. 강씨는 “화재 현장을 발견하고는 둘 중 누가 먼저일 것도 없이 움직였다”며 “누구라도 우리처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에 빠진 시민을 구한 7명에게도 의인상이 수여됐다. 이씨와 임씨는 같은달 24일 강원 강릉 순긋해변에서 물놀이를 하다 바다에 빠진 대학생 6명을 구조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학생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씨도 같은 달 21일 울산 동구 방어동 화암항에서 바다에 빠진 초등학생 여러명을 목격, 구조에 나섰다. 40m가량 헤엄쳐 아이들에게 접근, 한 아이를 팔로 감싸고 두 아이는 자신의 팔을 붙잡게 한 후 무사히 헤엄쳐 나왔다.
김 경장과 신씨도 같은 달 26일 경북 포항 용한해변에서 물에 빠진 60대 남성을 구조, 응급조치를 했다.
박 경사는 지난달 10일 부산 기장 바다에 50대 여성이 실족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수심이 얕아 배로 접근이 어렵자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들어 왕복 400m 넘게 헤엄쳐 여성을 구조했다.
김 소방교는 지난 7월29일 전북 완주 운주 계곡에서 토사물이 흘러 내려오는 것을 발견, 위험에 처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상류로 향했다. 김 소방교의 직감이 맞았다. 상류에서 의식 잃은 남성을 발견, 잠수해 물 위로 끌어올려 응급조치를 했다. 남성은 의식을 회복했다.
LG 관계자는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기꺼이 헌신한 의인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며 의인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LG 의인상은 지난 2015년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현재까지 LG 의인상 수상자는 총 214명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