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보건복지부 김모 서기관의 비위 행위와 갑질 의혹에 대한 질타가 나왔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모 서기관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0월 고용노동부에서 보건복지부로 전입해 응급의료과에서 근무하던 이모 주무관은 김모 서기관의 지속적인 갑질과 폭언으로 인해 병가를 냈다. 한 의원은 “이 주무관은 치료 과정에서 심각한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앓았고, 결국 약물 과다복용으로 세상을 등졌다”고 말했다.
이 주무관의 유족은 인사혁신처에 순직 신청을 냈다. 이 주무관의 진료기록을 검토한 복지부는 응급의료과에서 근무한 기간이 17일 정도로 짧다며, 김 서기관의 갑질과 이 주무관의 사망이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간주하긴 어렵다고 봤다.
감사관실의 판단은 달랐다. 김 서기관에 대한 조사에서 추가적인 갑질 행태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감사관실 조사 결과, 김 서기관은 식사를 준비하는 주무관을 ‘밥순이’라며 조롱하고 임신한 직원에게 ‘애비 없는 애를 임신한다’는 폭언을 하기도 했다. 또 업무가 끝난 주무관에게 불필요한 업무를 강요하고 공무직에게 ‘급여를 깎겠다’고 협박했던 정황이 파악됐다.
갑질은 파견을 나가서도 계속됐다. 지난 2022년 7월 보건소장으로 파견 간 김 서기관은 회식 자리에서 보건소 직원들에게 술을 강요했다. 냉면 그릇에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게 하고 ‘먼저 자리 뜨는 사람 이름을 기억해두겠다’며 직원들이 귀가를 제한했다. 견디다 못한 상주시공무원노조는 올 1월 복지부에 몇 차례 공문을 보내 김 서기관의 복지부 복귀를 촉구했다.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인 복지부는 김 서기관을 인천국제공항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 임시 격리시설 운영 지원반으로 인사 조치했다.
한 의원은 “병가가 끝나면 김 서기관을 만나야 한다는 불안감 때문에 이 주무관은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자살 예방을 담당하는 부처에서 직원에 대한 사후 관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대로 된 진상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철저한 재조사와 함께 직장 내 갑질 문화 개선 등 재발 방지대책을 수립해 보고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유족에게 굉장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해당 건을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묻고 복지부 내부 문화를 개선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