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자회사 글로벌X는 지난 2021년 7월 블록체인 기업에 투자하는 ETF를 나스닥에 상장했다. 당시 미국에 상장된 첫 블록체인 ETF이라고 홍보했다. ‘글로벌X 블록체인 ETF’(BKCH)는 솔랙티브 블록체인 지수를 추종하고 디지털 자산 채굴, 블록체인 앱 등의 테마에 투자한다.
글로벌X에 따르면 해당 ETF는 11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에 대한 투자 비중이 17.66%로 가장 크다. 암호화폐 채굴업체인 라이엇 플랫폼(Riot Platforms)과 마라톤 디지털(Marathon Digital)에도 각각 9.41%, 7.90%의 자산을 투자하고 있다.
ETF ‘절대 강자’로 불리는 삼성자산운용도 지난해 6월 ‘삼성 블록체인 테크놀로지 ETF’를 홍콩 금융시장에 상장했다. 아시아 최초의 블록체인 ETF라고 홍보했다. 삼성 블록체인 테크놀로지 ETF는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과 블록체인 기술 관련 ETF, 암호화폐 ETF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미국 앰플리파이(Amplify)가 뉴욕거래소에 세계 최초로 상장한 블록체인 ETF인 ‘BLOK’과 동일하게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성자산운용에서 내놓은 ETF 상품이다.
삼성 블록체인 테크놀로지 ETF는 블록체인 기술에 활발히 투자하는 기업, 블록체인 기술로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 등 주요 블록체인 관련주들에 집중 투자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포트폴리오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금융 파생상품 거래소인 미국 CME GROUP, 글로벌 IT 기업인 IBM, 암호화폐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 일본 IT 대기업 GMO INTERNET, 미국 온라인쇼핑몰 기업이자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인 tZero를 운영하는 OVERSTOCK 등이 포함됐다.
두 ETF 상품의 수익률은 저조한 상태다. 전날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X 블록체인 ETF(BKCH) 주가는 전일 대비 0.86달러(-3.65%) 떨어진 22.7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수익률은 상장 직후 대비 반토막이 났다. 삼성자산운용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 블록체인 테크놀로지 ETF는 12일 기준, 15.22 홍콩 달러에 거래 중인데, 상장 초기 대비 수익률 1%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록체인 ETF 수익률이 부진한 배경은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가격 하락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제 가능성을 꼽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 가격 하락은 BKCH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비트코인 채굴 기업의 비용을 높여 매출 및 하락으로 이어졌고, 이 부분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마라톤 디지털 홀딩스 등 대표적인 채굴 기업 중 일부가 SEC의 조사를 받는 등 규제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고 부연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