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가 4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이들은 소득의 60% 이상을 빚을 갚는데 쓰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국내 가계대출 차주는 모두 1978만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전체 대출 잔액은 1845조7000억원이다.
가계대출 차주들은 직전 1분기(1977만명)와 비교하면 차주 수는 1만명, 대출 잔액(1845조3000억원)은 4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1인당 평균 대출잔액은 3개월 사이 9334만원에서 9332만원으로 줄었다.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 규모는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다중채무자는 올 2분기 말 448만명으로 446만명이던 지난 1분기보다 2만명 늘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많은 수치이며 다중채무자가 전체 가계대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6%로 이 역시 사상 최대다.
다중채무자의 전체 대출 잔액은 572조4000억원, 1인당 평균 대출액은 1억2785만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61.5%다.
DSR은 해당 대출자가 한해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대출받는 사람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지표로 사용된다.
저신용 다중채무자의 상환 부담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중채무자 중 소득 하위 30%인 저소득 또는 신용점수 664점 이하의 저신용 차주의 올 2분기 말 DSR은 평균 67.1%였다. 2013년 4분기(67.4%) 이후 9년6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취약차주 37.8%(48만명)의 DSR은 70% 이상이었고 이들의 대출은 전체 취약차주 대출액의 68.2%(64조9000억원)를 차지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