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암환자들…‘불법 페이백’에 두 번 운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암환자들…‘불법 페이백’에 두 번 운다

요양병원협회 “불법 페이백 병원 방치” 단속·처벌 촉구
강남 A병원 피해자만 119명…고액 치료비 떠안아
복지부 “위험 우려 기관 지자체와 점검”

기사승인 2023-10-27 15:55:45
게티이미지뱅크

일부 요양병원이 입원 진료비 일부를 되돌려주는 이른바 ‘페이백’ 행위를 벌여 절박한 상황에 놓인 암환자들이 상술에 말려들고 있다며 단속을 강화해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

대한요양병원협회는 지난 26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불법 페이백 병원을 방치하고 있다”며 정부의 대대적인 단속과 엄충한 처벌을 촉구했다.

소위 페이백 의료기관 논란은 이전부터 있어왔다. 최근엔 KBS 시사기획 창 ‘암환자를 삽니다’편에서 일부 암 전문 요양병원과 한방병원의 불법 페이백, 선결제 실태를 짚으며 문제점이 수면 위에 드러났다.

이들 불법 의료기관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고가의 비급여 치료를 권하면서 한 달에 500만원짜리 치료를 받으면 현금으로 100만원을 돌려주겠다는 식으로 환자들을 회유했다. 또 다른 병원은 암환자를 빼오면 더 많이 환급해주는 식으로 암환자들을 끌어모았다. 심지어 강남의 유명 암 전문 한방병원을 포함한 일부 사무장병원은 1억원이 넘는 돈을 예치금으로 선결제하면 1000만원 상당의 치료를 서비스로 해주는 상술을 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양병원협회는 “불법 페이백 병원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이들 병원에 속아 고가의 비급여 치료를 받은 상당수 암환자들은 보험사로부터 보험금 지급을 거부당해 고액의 치료비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실정”이라며 “불법 페이백 병원으로 암환자들이 몰리면서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병원이 경영난을 겪고 폐업하거나 병상을 줄이고 있는 게 현실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법 페이백 의료기관으로 인해 암환자와 정상적인 암 요양병원들이 더 이상 피해를 보지 않도록 대대적으로 단속해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엄중하게 처벌해 줄 것을 보건복지부와 사법당국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문제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지난 11일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복지부 국정감사 현안질의에서 “절박한 상황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수많은 암환자가 범법자로 내몰리는 상황”이라며 “복지부는 시급하게 TF(테스크포스)를 구성해 실태조사, 기획조사 등을 통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편법 페이백으로 강남 A병원에서는 피해자들이 30억원에 달하는 집단소송을 진행 중이다. 대법원에서 사무병원 운영과 사기 혐의로 영업허가 취소가 확정되고도 한참 후에 폐쇄돼 폐쇄 당일에 8000만원을 결제한 경우도 있었다. A병원 피해자는 총 119명에 달한다.

관련해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위험 우려가 있는 기관을 상대로 지자체와 점검하겠다”며 “불법이 발견됐을 때 벌금 제재를 강화하고 제도의 개선점을 찾아 시행하겠다”고 답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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