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지난해 사회공헌활동에 총 1조2380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가성 지원을 제외하고 전년도 보다 16.6% 증가한 규모다. 다만 은행의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감소했다.
은행연합회는 30일 ‘2022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 총 금액이 1조 238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 대비 16.6% 증가한 수치다. 최근 5년간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 금액은 △2018년 9904억원 △2019년 1조1359억원 △2020년 1조929억원 △2021년 1조617억원 △2022년 1조2890억원 이다.
이번 보고서는 이자장사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거두는 은행권의 사회공헌이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에 따라 개편된 기준을 바탕으로 집계됐다. 개편된 기준은 은행의 사회공헌활동 6대 분야는 세부적으로 공시하되 영리 행위와 관련된 대가성 활동은 모두 제외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인균 은행연 본부장은 “세부 항목별 활동 금액을 은행별로 공시해 은행들이 어떤 사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어떤 방향성을 갖고 사업 추진을 하고 있는지 파악 할 수 있도록 했다”며 “사회공헌 활동에 포함할지 여부와 관련해 이견이 있었던 부분, 예를 들면 휴면예금 출연과 같은 부분들은 별도로 구분 표시해서 투명성과 이용자 이해를 높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가성 활동에 대해 “대학교 발전기금이 대학 재정의 학생 등록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재정 건전성을 개선시키는 공익 목적이 있지만 주거래은행 약정 체결에 따라 대가성 활동이라고 해석될 여지가 있다”며 “대학교 외에 주거래은행 약정을 체결하는 병원이나 지방자치단체, 공익법인 및 프로 축구(프로 스포츠) 등이 제외됐다”고 부연했다.
은행권의 지원 총액(1조2890억원)이 전년도 보다 16.6% 늘어났지만 순이익이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감소세다. 은행의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공헌금액 비율은 △2018년 6.6% △2019년 9.2% △2020년 8.6% △2021년 6.9% △2022년 6.5%로 2019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이에 대해 “사회공헌 활동이 학술적으로 정의가 돼있지 않아 집계하는 데에 따라서 약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 발표한 1조원 이상 되는 규모가 ‘많다’ 또는 ‘적다’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 부분에 대해 늘 고민하면서 다른 기업이나 해외는 얼마나 지원하는지 살펴보면 사회공헌 범위가 달라 확정적으로 비교하기 어렵지만 (국내 은행의 지원 규모는) 적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그동안 사회공헌활동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온 은행의 휴면예금 출연은 이번에도 은행의 사회공헌활동으로 분류됐다. 은행연 관계자는 “은행이 자발적으로 휴면예금을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해 공익 목적 사업의 재원으로 활용되는 점에서 사회공헌 활동으로 분류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휴면예금 출연은 법적 의무사항에 해당하지 않으며 출연 여부는 금융회사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에 의해 정해진다”고 설명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