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멍때리는 일이 종종 있다. 누가 불러도 반응이 없고 생각 없는 상태를 이어가곤 한다. 집중력이 부족해서일까. 혹시 건강 이상신호는 아닐까. 1일 김인향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게 서면질의를 통해 알아봤다.
Q. 멍때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A. 의식 저하와 관련된 경우 뇌전증이나 뇌졸중 등 뇌 질환에서 비롯될 수 있다. 뇌 질환이 원인이 아니라면 집중력이 떨어진 상황 또는 무기력하거나 우울할 때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정신건강의학적 진료를 통해 살펴야 한다.
Q. 잦은 멍때림을 건강 이상신호로 봐야 할까
A. 멍때림이 뇌 질환에서 오는 것인지, 정신건강 질환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인지 우선 감별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질환 때문이 아닌, 단순히 뇌가 피로해서 휴식을 취하는 순간 생길 수도 있다.
Q. 멍때림을 이어가면 건강에 악영향을 주나
A. ‘자주 멍때리면 치매나 정신질환으로 이어지지 않을까’라고 걱정을 하는 분들도 있는데, 의도적인 멍때리기는 정서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멍때리면서 뇌가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을 때 뇌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가 활성화되면서 집중력과 창의력이 높인다. 더불어 뇌가 휴식을 취하면서 뇌 기능이 회복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Q. 멍때리는 습관을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A. 자주 멍때리게 되는 상황이나 이유에 대해 살피면서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건강 이상이 아니라면 적당한 멍때림은 뇌 건강에 유익하다. 기계를 계속 켜놓으면 배터리가 방전되듯 뇌를 계속 사용하면 피로감을 갖는다. 사람들은 휴대폰 게임을 하면서 휴식을 취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게임하는 동안에도 뇌는 쉴 새 없이 작용한다. 오히려 아무런 생각 없이 갖는 잠깐의 멍때림을 통해 머리를 비울 수 있다. 명상과 함께한다면 효과가 더 좋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