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전장연 박경석 대표 체포…‘지하철 시위’ 원천봉쇄

경찰, 전장연 박경석 대표 체포…‘지하철 시위’ 원천봉쇄

기사승인 2023-11-24 15:42:49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와 회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혜화역에서 서울교통공사의 전장연 지하철 시위 원천 봉쇄 발표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혜화역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던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대표가 시위 도중 경찰에 체포됐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혜화경찰서는 이날 오전 8시50분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선전전을 하던 박 대표를 퇴거불응·철도안전법·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서울교통공사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지하철 시위에 대해 원천 봉쇄 방침을 밝힌 지 하루만이다. 

앞서 서울교통공사는 공사는 지난 23일 전장연의 시위 재개에 따라 강경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주요 내용으로 △ 역사 진입 차단 △ 진입 시 승강장 안전문 개폐 중단 등 승차 제한 △ 모든 불법행위에 대한 법적 조치를 골자로 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전장연은 지하철 역사 시위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서울교통공사의 결정에 거세게 반발하며 이날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사진입 원천 봉쇄는 불법적이며 헌법과 교통약자법에 명시된 권리를 부정하는 장애인 이동권 ‘원천 봉쇄’”라고 규탄했다.

이 과정에서 박 대표는 경찰에 붙잡혔다. 박 대표는 연행 과정에서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고 오전 9시5분 혜화역 앞에서 구급차를 타고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이송됐다. 전장연 측은 “경찰이 박 대표의 몸을 무리하게 들어 이동시키려고 하면서 부상이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마비 장애인인 박 대표를 경찰이 바닥에서 끌어 목 타박 등이 발생했고 체포 과정에서 경찰이 어떠한 고지도 하지 않고 불법으로 연행했다는 게 전장연의 주장이다.

경찰은 “연행 과정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린 직후 박 대표가 스스로 휠체어에서 내려 바닥에 드러누웠고 통증을 호소하자 구급대원을 요청해 들것에 실어 이동한 것”이라며 “경찰관이 (박 대표를) 바닥에 끌고 간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체포 전과 구급차 안에서 기동대 소속 경찰관이 박 대표에게 체포 이유와 죄명, 미란다 원칙을 고지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현재 병원에 입원했으며 경찰은 병원에서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전장연은 2021년 1월부터 장애인 이동권 보장, 장애인 권리예산 확보 등을 주장하며 서울 지하철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 9월25일 2호선 시청역에서 마지막 시위를 벌인 후 약 두 달 만인 이달 20일부터 시위를 재개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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