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계에 카카오가 참여하면서 네이버, 카카오, 토스 모두 PG서비스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오프라인 결제 시장의 간편결제 확산이 초기 단계라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한 빅테크들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본격 경쟁 구도 ‘2라운드’가 PG시장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최근 비대면 간편결제 스타트업 페이민트 지분 대부분을 인수했다. 인수대금은 약 300억~4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로 페이민트는 카카오페이 자회사로 편입된다.
페이민트는 지난 2014년 설립된 핀테크 기업으로, 온라인·오프라인에 모두 통용되는 옴니채널 결제 인프라를 만드는 회사다. 카카오페이는 이번 인수로 오프라인 가맹점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올 3분기 기준 카카오페이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2350만명으로 전 국민의 절반가량이 이용하고 있지만, 대부분 송금에 집중돼 있어 결제사업 성장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인수를 통해 카카오페이는 오프라인 결제사업 강화를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가 인수한 페이민트는 ‘결제선생’을 운영하고 있는데, 누적 가맹점 수는 4만개가 넘는 데다가 지난 1년간 가맹점 수가 2배 넘게 증가하는 등 성장세도 가파르다. 특히 학원은 큰 금액이 결제되는 시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토스도 오프라인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지금까지 간편결제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했지만,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 반전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토스는 오프라인 결제 기반 확보를 위해 신세계그룹의 SSG페이·스마일페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6월 말 간편결제 사업부 영업양수도 우선협상대상자로 토스를 선정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토스는 결제단말기 자회사 토스플레이스, 결제대행(PG) 계열사 토스페이먼츠의 시너지도 노릴 수 있다. 특히 토스페이먼츠의 경우 지난해 토스 전체 매출액 중 약 61~62%(7405억원)을 차지할 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네이버페이는 PG업계에서 카카오와 토스를 앞질러 달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네이버페이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결제액은 15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12조4000억원 대비 22.6% 늘었다. 결제액은 네이버페이를 이용해 상품·서비스 등을 결제한 금액을 집계한 수치로, 온라인 송금액은 제외된다. 카카오페이의 매출기여거래액이 10조5000억원에 그치는 만큼 실적 차이가 크게 벌어진 셈이다.
오프라인 결제 부문에서도 네이버페이는 압도적이라는 평가다. 올해 초 삼성페이 협력해 오프라인 결제 편의성을 높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상황이다.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발생한 네이버페이의 3분기 누적 결제액은 1조7000억원으로 1년 전 8000억원대에서 약 2배 급증했다. 반면 카카오페이의 3분기 오프라인 누적 결제액은 전년동기 대비 약 29% 증가했다. 카카오페이는 오프라인 결제액의 세부 수치를 공개하지 않는다.
네카토 3개 빅테크가 오프라인 간편결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다양하다. 이 중 간편결제는 온라인에서 이미 주요 결제 수단으로 안착했지만, 오프라인 간편결제는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삼정KPMG가 지난달 발간한 ‘간편결제 무한경쟁 시대, 왕관을 거머쥘 승자는’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간편결제 이용 실적은 올 상반기 일평균 2628만건, 845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3.4%, 16.9% 증가했다. 간편결제 서비스 방식은 2023년 상반기 기준 신용카드(61.3%), 선불금(32.7%), 계좌(6.0%) 순이며 카드 및 계좌와 연동해 미리 충전한 선불금을 이용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최연경 삼정KPMG 책임연구원은 “상반기 기준 국내 간편결제 사는 55개에 달하는 등 레드오션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간편결제 서비스 수익성 확보가 서비스 지속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PG결제의 경우 가맹점에서 직접 받는 PG수수료를 받을 수 있어 수익성 확보가 용이한 측면이 있다”며 “특히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 간편결제의 성장속도가 빠른데, 이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한다면 장기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승패를 가르게 될 포인트는 각 빅테크들이 오프라인 가맹점들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의 여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