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에 이어 ‘제 4인터넷은행’이 등장할지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 과점 문제 해결을 위해 인가 문턱을 내리고, 기존 인터넷은행 3사 모두 2년 만에 흑자 전환하는 등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하자 신규 사업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모양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예비 인가를 신청하겠다고 밝힌 업체들은 △소소뱅크 △삼쩜삼뱅크(가칭) △KCD뱅크(가칭) 등 크게 세 곳이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 발표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을 통해 과점적 구조의 은행산업을 언제든 경쟁자가 진입할 수 있는 경합시장으로 전환키로 한 바 있다.
먼저 소상공인연합회의 소소뱅크는 지난 6일 출범식을 열고 내년 2월 중 인터넷은행 예비 인가를 신청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소소뱅크는 지난 2019년부터 인터넷은행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꾸준히 금융위의 문턱을 두드렸지만, 최종 심사에서 자본금 조달 및 사업계획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박준덕 소소뱅크준비위 회장은 “지난 2019년 도전 때는 전체적인 준비 기간이 짧았고 사업 추진 관련 인력도 턱없이 부족했다”며 “특히 자본금 구성 중에서 유동성 확보와 증자를 위한 금융자본이 필수였는데 금융권 컨소시엄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실패 원인을 자본금 부족에서 찾고, 철저하게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날 세금 신고·환급 도움 서비스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도 삼쩜삼뱅크라는 이름으로 내년 초 예비인가를 신청하겠다는 도전 의지를 밝혔다.
자비스앤빌런즈는 “컨소시엄 구성과 함께 내년 상반기 예비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삼쩜삼뱅크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의 개인 사업자나 N잡러에게 새로운 기회 창출 및 삶을 전환하는 기반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화은행 설립을 노리던 한국신용데이터(KCD)도 최근 인터넷은행 설립을 목표로 방향을 선회했다. KCD의 경우 소상공인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소상공인 특화은행을 표방하고 있다.
3개 사업자들은 모두 제4인터넷전문은행의 핵심 키워드로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내세웠다는 공통점이 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특화 대출로 사업성을 담보하는 동시에 제4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의 명분도 확보하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부와 금융당국이 중시하는 ‘포용금융’에 부합한다는 점도 한몫한다.
또한 소상공인들의 경우 고신용자들이 이용하는 시중은행을 이용하기 힘든 ‘중신용자’들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중금리대출 부문에서 대안신용평가모델을 활용한 중금리대출 상품 출시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계산은 현재 운영중인 인터넷은행들 모두 사업이 원활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 올해 3분기 기준 인터넷은행 3사의 당기순이익은 117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5.8% 늘어났다. 카카오뱅크는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10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토스뱅크는 출범 2년 만에 첫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여전히 인터넷은행 신규 출범에는 걸림돌이 많다. 먼저 설립 초기 드는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2017년 출범 후 상반기 순손실 405억3200만원을 기록했으며, 하드웨어를 포함한 IT 설비 구축에 자본금의 36%인 약 900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감당하기 위해선 결국 파트너사를 확보해야 하는데, 현재까지 출사표를 내민 사업자들 가운데 금융사를 컨소시엄으로 끌어들인 곳이 없다.
결국 신규 인터넷은행들이 출범하기 위해선 자본을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중요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신규 인터넷은행은 출범 이후 적자가 최소 2년은 지속되다 보니 사업을 유지하기 위한 재무적 투자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며 “이를 얼마나 확보하고, 금융당국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