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은 이달 말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삼성화재는 연봉의 45~50%, 삼성생명은 연봉 25~29% 수준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화재는 전년과 비슷한 60% 수준에서 검토 중이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성과급 수준이 최종 결정된다. KB손해보험은 노사 간 임금단체협상을 진행 중이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메리츠화재는 연봉 60% 수준을 성과급으로 책정했다. 삼성화재는 연봉의 47%, DB손해보험은 연봉의 41%, 삼성생명은 연봉의 23%를 지급했다. KB손해보험은 월상여금 550%를 성과급으로 책정했고, 현대해상은 연봉 30% 내외를 지급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의 ‘돈 잔치’로 위화감이 생기지 않게 해달라며 대책 마련을 주문하자 불똥이 보험·카드사에 튀어버린 결과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일부 보험사를 대상으로 성과 보수 체계를 점검하기도 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다시 제동을 걸었다. 금감원은 지난 16일 보험사 CFO(최고재무책임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성과급 지급 관련 유의사항을 전달했다. 금감원은 이 자리에서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지난해 실적이 첫 결산을 맞는 만큼 보험사들에 해당 업무를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아직 IFRS17로 인한 실적 변동성이 큰 만큼 향후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때까지 과도한 성과급이나 배당으로 회사 건전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유의해 달라고 했다. 보험사들은 ‘금리예대마진(대출과 예금 금리차로 인한 수익)으로 실적을 내는 은행과 영업으로 실적을 내는 보험업은 다르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들의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은 희비가 갈렸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3분기 누적 1조643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전년 대비 27% 증가한 수치다. 메리츠화재는 누적 당기순이익 1조3353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전년 대비 29.2% 증가했다. DB손해보험은 1조2624억원(전년 동기 1조3755억원 대비 8.2%↓), 현대해상은 7864억원(8%↓), KB손해보험은 6803억원(2.8%↓)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4분기까지 합친 지난해 실적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는 나쁘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9896억원으로 예상된다. △DB손해보험 1조6021억원 △현대해상 1조367억원으로 집계됐다.
보험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료 인하 등 상생금융에 적극 나섰지만 금융당국이 또 성과급을 문제삼자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하라면 해야겠지만 달갑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IFRS17 효과로 좋아 보이는 것일 뿐 기초 체력은 그대로”라며 “막상 구성원들은 큰 기대가 없는데 금융당국이 총선을 염두에 두고 금융권 때리기를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