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주호민 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가 받은 유죄 판결에 대해 교원 단체가 일제히 비판했다.
1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보도 자료를 내고 “특수교사의 현실과 학생의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교육적 목적, 전국 56만 교원의 간절한 요구를 외면한 판결로서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수원지법 판결은 불법 몰래 녹음을 인정해 학교 현장을 사제 간 공감과 신뢰의 공간이 아닌 불신과 감시의 장으로 변질시키는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이라며 “앞으로 얼마나 많은 몰래 녹음과 아동학대 신고가 이어질지, 얼마나 많은 교원이 고통 받고 교육 현장이 황폐화될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개탄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교육활동을 아동학대로 왜곡한 판결에 유감을 표한다”며 “교육 방법이 제한적인 특수교육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초등교사노동조합도 “몰래 녹음 자료의 증거 능력을 인정한 1심 판결에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특수교사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5일 A씨에게 징역 10월 및 이수명령, 3년간 취업제한을 구형했다. 검찰과 피고인은 몰래 녹음기를 가방에 넣어 교사 발언을 녹음한 내용은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최근 대법원 판례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A씨는 2022년 9월13일 경기 용인시 한 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주씨 아들(당시 9세)를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주군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죽겠어. 너 싫다고”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주씨 측이 자녀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녹음한 2시간30분 분량의 녹취 파일에서 발견됐다. 주씨 측은 이를 근거로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주호민씨는 이날 공판이 끝난 후 “여전히 무거운 마음”이라며 “이 사건이 장애 부모와 특수교사들 간에 어떤 대립으로 비치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