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지난해 연간 매출 8조원을 달성했다. 역대 최대 연간 매출이다.
카카오는 15일 연결기준 지난해 연간 매출을 8조1058억원, 연간 영업이익을 5019억원으로 공시했다.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4%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6.2%다.
별도기준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7% 늘어난 2조6262억원이고,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 증가한 5674억 원이다.
지난해 연간 영업비용은 전년보다 16% 증가한 7조6039억 원이다.
카카오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순조로웠다. 4분기 연결 매출은 2조17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8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은 카카오의 핵심 사업인 광고, 커머스가 성장한 덕분”이라며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종속회사의 비용 효율화 작업도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가 진행 중인 고강도 쇄신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카카오는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관련 논란과 카카오모빌리티 독과점 논란, 문어발 확장 비판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이 나서 “나부터 부족했던 부분을 반성하고, 더 강화된 내외부의 준법 경영 및 통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며 쇄신을 약속했다. 이후 준법경영 감시 외부 기구인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를 구성하고, CA협의체의 권한을 강화해 계열사 통제에 나섰다. 협약 계열사는 최종 의사결정 전 CA협의체 등의 검토를 받아야 한다.
홍 대표는 “회사 위상에 맞는 성장 방향과 경영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절감하며 전방위적인 쇄신을 추진하고 있다”며 “준신위와 CA협의체를 중심으로 인적 쇄신뿐만 아니라 거버넌스·브랜드·기업 문화를 포함한 전방위적 쇄신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경영진이 이끌어가는 전방위적 쇄신 작업에 관심을 가져주면 감사하겠다”고 부연했다. 홍 대표 임기 중 실적 발표는 이날이 마지막이다.
사령탑이 변경돼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인다. 홍 대표는 이날 차기 카카오 대표로 선임된 “정신아 대표와 자주 이야기를 나눈다”며 “지난해 진행된 사업 방향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다. 연속성 가지고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톡의 변화도 예고됐다.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톡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전격 도입한다. 카카오의 차세대 초거대언어모델(LLM) 코GPT 2.0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읽지 않은 메시지 요약과 메시지 말투 바꾸기 등의 기능을 실험적으로 적용한 바 있다.
알리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가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봤다. 홍 대표는 “가격소비인 중국 커머스와 달리 카카오는 가치소비를 지향하고 있다.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지 않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플레리어들이 참여하면 마케팅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중장기적으로 알리와 테무 위주로 재편된다면 업체들의 마케팅 비용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어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