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업무 태만이 피해 키워” 홍콩 ELS 가입자 공익감사 청구

“금융당국 업무 태만이 피해 키워” 홍콩 ELS 가입자 공익감사 청구

기사승인 2024-02-16 10:09:12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홍콩ELS 가입자들이 은행권의 불완전판매를 규탄하는 모습. 쿠키뉴스DB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가입자들이 감사원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금융정의연대·참여연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민생경제위원회는 15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당국이 관리감독에 소홀해 DLF 사태 등 유사 사태들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문제제기했다.

홍콩H지수 가입자들이 모인 ‘홍콩H지수ELS피해자모임’과 이들 단체는 금융당국의 관리 태만이 이번 사태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홍콩 ELS 사태는 공공기관인 금융위·금감원이 금융제도를 수립·시행하고 금융 감독에 관한 사무를 처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법 부당하게 처리해서 다수의 피해자에게 피해를 입힌 공익 사건”이라며 “(금융 당국이) 미스터리쇼핑과 같은 상시 감사를 강화하겠다고 해놓고서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금융위가 2019년 11월 고난도 금융 상품 신탁 판매를 일부 허용하는 과정에서 관계 법령을 위반했는지 조사하라고 촉구했고 금감원에 대해서도 상시 감시, 현장 점검 등 은행 감독 의무를 제대로 수행했는지 감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 당국이 대규모 피해를 예상할 수 있었는데도 신속히 조처하지 않아 피해 규모를 키웠다”며 “정부가 시행한 고위험·고난도 금융 상품에 대한 투자자 보호 강화 조치가 실효성이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금융위가 2021년 3월 발표한 ‘고객 적합성 평가 및 설명의무 간소화 지침’이 은행의 ELS 불완전판매를 유발해 소비자 피해 위험을 증대시켰는지,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감독·검사 강화방안을 충실하게 이행했는지, 홍콩 H지수 ELS 관련 위험을 인식하고 적절한 대응을 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감사원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금융당국의 감독 태만이 고위험 상품의 무분별한 난립을, 대규모 소비자의 피해를 낳은 셈”이라며 “또다시 대규모 금융소비자 피해를 야기한 금융당국의 업무 태만과 업무 방기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한 번은 실수일 수 있지만 실수가 계속 반복된다면 그 무능과 업무 태만에 대해 우리 사회가 따져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판매한 H지수 ELS 중 이달 7일까지 만기가 도래한 상품(9733억원)에서 5221억원의 손실이 확정됐다. 2021년 2월 1만2000선을 웃돌던 H지수가 현재 5300~5400선에 그치고 있어 올해 총손실액은 7조원에 달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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