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코발트 등 광물의 주요 매장지인 쿠바와 우리 정부가 최근 수교를 맺으면서, 국내 기업의 이차전지 관련 신흥시장 개척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9일 정부에 따르면 외교부는 지난 14일 미국 뉴욕에서 한국-쿠바 양국 주유엔대표부 간 외교 공한을 통해 양국간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에 합의했다. 중남미 카리브 지역 국가 중 유일한 미수교국인 쿠바와 수교를 맺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쿠바는 이차전지 생산에 필수적인 니켈과 코발트의 주요 매장지로서 광물 공급망 분야 협력의 잠재력이 다대하다”고 설명했다.
쿠바는 니켈 생산량이 세계 5위, 코발트 매장량이 세계 4위인 주요 광물 매장지에 속한다. 최근 물가 폭등, 식량난과 더불어 전력 부족까지 삼중고를 겪고 있어 국내 에너지기업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이차전지 원료의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수입처 다변화 등 전략 마련·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남미 지역에선 칠레, 멕시코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해왔지만 쿠바와는 교류가 사실상 없었다”면서 “당장 어떠한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수교를 통해 외교관계가 원활해지면 향후 사업영역 확대를 모색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건은 국제적 외교 이해관계다.
사회주의를 택하면서 1961년부터 미국과 국교를 단절해온 쿠바는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체제에서도 미국으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쿠바의 좋지 않은 내부 상황이 이러한 제재에서 비롯됐다고도 볼 수 있다.
여기에 쿠바가 오랜 기간 동안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우방국이라는 점도 우리에겐 불안 요소 중 하나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수교가 되지 않았을 때는 이러한 대화조차 모색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면, 이번 수교를 통해 양국 간의 협력 내용은 물론 국제환경을 둘러싼 문제들에 대해서도 논의할 ‘테이블’이 마련된 것”이라며 “앞으로 외교부뿐만 아니라 산업통상자원부 등 국내 기관들과 긴밀한 대화를 통해 원활한 양국 교류를 위한 밑그림을 그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역시 “현재는 미국의 제재로 직접 교역이 상당 제한되고 있지만, 이번 수교 및 향후 상주 공관 개설 등을 통해 차근차근 경제협력 확대 기반을 조성할 것”이라는 입징이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