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에 3년이 걸렸다. 크게 바꾸지 않았다면 금방 개발했겠지만 오랜 시간을 들였다. 큰 문제점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
이무형 삼성전자 DA사업부 CX팀장(부사장)은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세탁·건조에 긴 시간이 걸리고 옷이 망가지는 문제가 발생했던 기존의 일체형 세탁건조기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11일 오전 10시 서울 태평로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비스포크 AI 콤보 개발 과정과 특장점에 대해 소개하는 기자설명회를 열었다. 이 부사장은 이날 발표를 맡았다.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이미 과거 시장에 있던 제품이다. 그러나 건조가 잘되지 않거나 옷감이 상하는 우려 등으로 시장을 장악하지 못했다. 결국 세탁기 따로 건조기 따로 형태의 분리형으로 진화됐다. 다만 현재 분리형 세탁건조기는 세탁이 끝나면 건조기로 세탁물을 옮겨야 한다는 불편함과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단점 등을 갖고 있다.
이 부사장은 “기존 기술로는 콤보 제품을 만들기 어려웠다. 단독 건조기를 따라갈 수 없다는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며 “콤보 기초 기술에만 1년을 공들였고 처음에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구현됐다”고 이야기했다.
비스포크 AI 콤보의 차별점으로는 △강력한 건조 성능 △최적의 에너지 효율 △AI 허브 등이 꼽혔다.
강력한 건조 성능을 위해 삼성전자는 제품의 설계 구조를 완전히 바꿨다. 28개의 특허가 적용됐다. 일체형 세탁건조기 기준 최대 수준의 히트펌프를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히트펌프는 냉매의 순환을 통해 공기의 온도·습도를 변화시켜 옷감의 수분을 날리는 방식이다. 건조한 공기가 드럼 안을 순환하며 빨래를 말리고, 빨래를 거친 습한 공기는 열교환기를 거치며 습기를 빼앗겨 제습이 이뤄진다. 일반 21㎏ 건조기와 동일한 크기의 대용량 열교환기가 적용됐다. 하드웨어뿐만이 아니다. 건조 알고리즘 또한 완전히 새롭게 개발했다.
이러한 결과물로 비스포크 AI 콤보가 탄생했다. 세탁용량 25㎏, 건조용량 15㎏으로 일체형 제품 중 국내 최대 건조 용량을 갖췄다. 킹사이즈 이불 건조까지 가능하며, 셔츠 17장에 해당하는 3㎏ 세탁물을 99분 만에 세탁하고 말릴 수 있다.
최적의 에너지 효율도 갖췄다. 찬물에서도 빠르고 깨끗하게 빨래를 할 수 있는 ‘에코버블’ 기술과 고효율 히트펌프 적용으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다. 에너지소비효율은 1등급, 그 이상이다. 세탁물 1kg당 세탁 시 소비전력량이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최저 기준보다 40% 낮을 정도로 에너지 효율이 우수하다. 또한 히트펌프와 열풍을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건조 기술로 사계절 내내 강력한 건조 성능을 유지하고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할 수 있다.
7형의 대화면 디스플레이와 이를 통해 제어되는 AI도 강점이다. 고성능 칩과 타이젠 OS을 적용, 세탁·건조 제어뿐만 아니라 집안 내 모든 스마트 가전·기기 제어가 가능하다. 터치스크린으로 집안일을 하면서 놓치기 쉬운 전화나 문자를 수신할 수 있다. 영상 콘텐츠 시청도 가능하다. “세탁기 문 열어줘”, “AI 맞춤 코스 시작해 줘” 등 빅스비를 통한 음성명령으로 편리함이 더해졌다.
이 부사장은 “개발 당시 높은 목표를 잡았었다. 이 목표들을 달성했기에 제품을 소개시켜 드리는 것도 즐겁고 자신이 있다”며 “기존 제품들과 확실히 차별화된 부분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시장 반응도 뜨겁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비스포크 AI 콤보는 출시 사흘 만에 1000대 판매를 돌파했다. 누적 판매량은 3000대 이상으로 알려졌다. 이 부사장은 “판매 나흘 전부터 사전알림 신청을 받았는데 신청 건수가 1만건이 넘었다”며 “소비자의 관심이 상당하다”고 이야기했다.
향후 판매량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국내 건조기 보급률은 30% 정도다. 이 부사장은 “아직 건조 기능을 가지지 못한 70%가 새로운 시장”이라며 “특히 큰 제품 2개를 모두 놓기 어려웠던 1인·신혼 가구 등에서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글로벌 판매도 앞두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이번 달부터 판매가 시작된다. 오는 2분기부터는 동남아와 유럽 등에서도 판매가 이뤄진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