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정기주총 ‘조카의 난’ 막 내려…박찬구 회장 완승

금호석유화학 정기주총 ‘조카의 난’ 막 내려…박찬구 회장 완승

자사주 소각·사외이사 선임 관련 주주제안
주주·국민연금, 주요 안건 모두 사측 찬성
세 번째 조카의 난, 이번에도 소득 없었다

기사승인 2024-03-22 11:37:06
금호석유화학 본사

이른바 세 번째 ‘조카의 난’이 발발한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 정기주주총회에서 박찬구 금호석화그룹 회장 등 사측이 웃었다.

22일 금호석화는 서울 중구 시그니처타워에서 제47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자사주 소각 관련 정관 일부 변경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1명 선임 △사내·사외이사 각각 2명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주총은 많은 관심 속에 전자 주주명부 확인 및 위임장 검수에 시간이 소요돼 당초 시작 시간이었던 오전 9시를 훌쩍 넘긴 10시6분경 시작됐다. 시작 시간 기준 위임장·대리출석 포함 의결권 있는 주식 수의 약 74%가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총 의장을 맡은 백종훈 금호석화 대표이사 사장은 개회사에서 “지난해 주요 통화국의 긴축 기조와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 등 불확실성이 지속됐고, 글로벌 수요 회복 지연 및 중국의 자급률 상승 등 석유화학업계의 대외 여건이 더욱 어려워진 한 해였다”면서 “올 한 해도 대외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재무안정성을 우선으로 경영활동에 집중하고 대내외적 급격한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욱더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주총은 박찬구 금호석화그룹 회장(사측)과 박 회장의 조카이자 개인 최대주주 박철완 전 상무(9.1%)의 권리를 위임받은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의 공방으로 많은 관심이 모였다.

사측이 오는 2026년까지 자사주 18.4%의 절반(50%)에 해당하는 262만4417주를 분할 소각하기로 했으나, 차파트너스는 이사회 결의가 없어도 주총 결의만으로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는 정관 변경안과, 올해 말까지 자사주의 50%를 소각한 뒤 내년 말까지 나머지 50%를 전량 소각하는 주주제안을 했다.

과도한 자사주 보유가 의결권 제한 등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차파트너스 관계자는 주총에서 “자사주를 사측이 자유롭게 처분하는 것이 글로벌 스탠다드와 전혀 맞지 않고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는 것인데 이게 주주가치 제고와 부합하는 것인지 반문하고 싶다”면서 “자금 조달은 향후 주주배정 증자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측 제안 안건의 찬성률은 74.6%를 기록한 반면, 주주제안의 안건 찬성률은 25.6%로 집계돼 사측 제안이 가결됐다.

앞서 금호석화 지분 9.08%를 보유한 2대주주 국민연금(지난해 말 기준)이 사측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고,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 등이 사측 안건에 힘을 실어준 영향으로 풀이된다. 

당시 자사주 소각과 관련해 ISS·글래스루이스는 회사가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고 자사주 분할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이미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사측은 최도성 한동대학교 총장을, 차파트너스는 김경호 KB금융지주 사외이사 선임을 요구했다.

차파트너스 관계자는 최도성 후보의 독립성 부족을 지적하며 김경호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과정에서 “본인 후보에 대한 선임 배경을 이야기해 달라”는 백종훈 의장의 제지와 일부 주주의 고성이 나오기도 했다.

해당 안건 역시 사측이 제안한 최도성 후보의 찬성률이 76.1%, 차파트너스 측이 제안한 김경호 후보의 찬성률이 23%를 기록하며 최도성 후보가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앞서 ISS·글래스루이스도 사측이 제안한 사내·사외이사 후보에 대해 과다 겸임 및 기업가치 훼손 등 결격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찬성을 권고한 바 있다.

한편, 금호석화는 이사 보수한도를 전기 한도액과 동일한 65억원으로 책정됐으며, 보통주 주당 2900원, 우선주 295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