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현 정권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의붓아버지, 계모 같다”는 표현을 사용해 입양부모·재혼가정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국민의힘은 “재혼 가정마저 조롱거리로 삼는, 인간이길 포기한 태도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조속한 사과를 촉구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전날(26일)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배임·뇌물 혐의 재판 이후 서울 강동구 암사종합시장으로 이동 중 차량 안에서 켠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국가나 정부라고 하는 것이 든든한 아버지, 포근한 어머니 같은 것이어야 된다. 그런데 지금은 의붓아버지 같다”고 말했다. 또 “지금은 (정부가) 의붓아버지 같다. 매만 때리고 사랑은 없는 계모 같다”며 “팥쥐 엄마 같다. 팥쥐 엄마”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에도 정부를 의붓아버지에 빗댄 바 있다. 그는 당시 C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들은) 정말 든든한 아버지 포근한 어머니 같은 그런 국가, 정부를 기대한다”며 “지금 아마 국민들은 너무 상황은 어려운데 채찍을 들고 환한 얼굴을 한 아주 의붓아버지 같은 정부를 맞닥뜨리고 있는 것이다. 회초리를, 몽둥이를 들고 화를 내는”이라고 말했다.
여당은 재혼 가정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담은 부적절한 비유라고 성토하며, 사과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중앙여성위원회는 27일 성명서를 내고 “즉각 사죄하라”며 “그 사죄가 진심인지 아닌지는 국민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위는 “이 대표가 정권을 비판한다며 가져다 쓴 ‘의붓아버지’라는 표현은 명백한 재혼가정 비하”라며 “친부보다 나쁘다는 의미로 쓴 표현인데, 이 말이 재혼 가정에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안하는가. 하다하다 재혼가정까지 비하하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위는 “잘못은 이 대표 본인이 저질렀으면서 갑자기 현 정부를 재혼가정에 빗대고 계신가”라며 “의붓아버지는 때리는 사람인가. 그 망언 퍼레이드에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
여성위는 거듭 “아무리 숱한 혐오 발언을 일삼아 왔던 이 대표라지만, 재혼 가정마저 조롱거리로 삼는, 선거에 이용하려고 하는 인간이길 포기한 태도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이 대표는 재혼가정을 비하한 것에 대해 즉각 사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민찬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보단 대변인 역시 전날 논평에서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이는 명백한 재혼 가정 비하다. 그 내용은 차마 입에 담기도 민망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지난해에도 윤석열 정부를 의붓아버지에 비유해 여론의 비판을 받았으면서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린 듯하다”며 “아무리 선거가 급해도 편 가르기는 하지 마십시오. 갈라칠 사람이 없어 재혼 가정을 편 가르나. 반성하라”고 목소리 높였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