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대표적 벚꽃 축제인 ‘여의도 봄꽃축제’가 29일 시작됐다. 이날 오전 찾은 서울 영등포구 윤중로 벚꽃길에선 꽃망울을 터뜨린 벚나무를 찾기 어려웠다. 최근 잦은 비에 꽃샘추위마저 이어지면서 벚꽃 개화가 늦어진 탓이다. 내리는 빗속에서 오후 6시부터 시작될 벚꽃 축제 행사 준비를 하던 스태프들은 “날씨가 너무 아쉽다” “벚꽃이 만발했으면 좋았을텐데”라며 아쉬워했다.
만개한 꽃들이 흩날리던 예년의 모습과는 달랐지만, 시민들의 발길은 이어졌다. 벚꽃이 그나마 조금 핀 벚나무 아래에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이곳을 찾은 한 50대 부부는 “벚꽃이 아직 피지 않아서 아쉽긴 하지만, 다른 봄꽃들을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에서 온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다음 주나 돼야 벚꽃이 만개할 것 같아 또 올 생각”이라며 “한강 주변에 볼거리도 많고, 다양한 행사도 해서 주말이면 벚꽃 개화와 상관없이 인파가 몰릴 것 같다”고 말했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꽃봉오리만 겨우 올라온 벚나무가 가득한 건 여의도만이 아니다.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일대도 지난 27일부터 ‘호수벚꽃축제’가 열리고 있지만 꽃망울은 아직 피지 않은 모습이다.
올해 벚꽃 개화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진 이유로 일조량 부족과 꽃샘추위가 꼽힌다. 이달에 꽃샘추위가 잦고 비가 자주 내리면서 개화가 예년보다 늦어졌다는 분석이다. 기상정보 제공업체 웨더아이는 서울 벚꽃 개화 시기를 다음 달 3일로 예상했다. 다음 달 10일이면 절경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여의도, 석촌호수 등은 물론 서울시 각 자치구는 다양한 이벤트를 담은 다채로운 봄꽃축제로 벚꽃의 아쉬움을 대신하겠다는 계획이다.
송파구는 호수벚꽃축제 마지막날인 31일 ‘벚꽃만개 콘서트’를 열고 케이팝, 클래식, 재즈 등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인다. 동대문구는 봄꽃축제 ‘꽃피우리’를 오는 30~31일 장안벚꽃길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벚꽃길 곳곳에 포토존과 야간경관조명을 설치했다. 서초구는 이날부터 31일까지 양재천 영동1교에서 영동2교 구간 벚꽃길에 ‘양재천 벚꽃 등(燈) 축제’를 연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벚꽃은 아직이지만, 살구꽃과 매화 등은 피었다. (벚꽃만이 아닌) 봄꽃축제로 다양한 꽃들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주말부턴 기온이 올라가서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시는 축제 기간 중 많은 인파와 차량 혼잡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 자치경찰위원회는 여의도 봄꽃축제에 약 350만명의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 교통통제 및 인파 관리 등 안전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