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소원 청구까지…‘의대 증원’ 법정공방도 치열

헌법소원 청구까지…‘의대 증원’ 법정공방도 치열

기사승인 2024-04-04 18:21:49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전경. 사진=임형택 기자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법정 다툼으로도 번지고 있다. 의료계는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과 헌법소원 청구까지 예고하며 칼을 갈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4일 입장문을 통해 “다음주 초 정부의 공권력 행사에 대해 교수의 자유,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등 기본권 침해를 이유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및 가처분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처분 신청을 통해 전국 40개 대학이 이달 말 대입전형 입시요강을 발표하기 전에 정부의 공권력 행사를 중지시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의교협 측이 낸 행정소송이 각하됨에 따라 헌법소원 청구를 예고한 것이다. 헌재법 제68조 1항은 단서에 따라 헌법소원에는 보충성 원칙이 적용되므로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가령 전의교협이 곧바로 헌재에 헌법소원을 낸다면, 행정소송 등 다른 구제 방법이 있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을 각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의교협은 “헌법소원의 요건 중 보충성 원칙 때문에 행정소송을 먼저 제기한 것”이라며 “서울행정법원이 (의대 증원 취소소송에 대해) 연이어 각하 결정을 내렸으므로, 보충성 원칙에 따라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앞서 의료계가 제기한 의대 증원 관련 소송은 총 6건이다. 지난달 5일 전의교협 소속 대표자 33명이 처음 소송을 냈으며 전공의·의대생,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 수험생·학부모, 부산대 의대 전공의,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등이 잇따라 소송을 냈다. 

이 중에서 3건은 신청인 적격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법원에서 잇따라 각하됐다. 4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박정대 부장판사)는 전공의, 의대생, 수험생, 교수 등 5명이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했다. 

재판부는 의대생들도 행정소송을 낼 자격이 되기엔 불충분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증원 처분의 직접적인 상대방은 의과대학을 보유한 각 대학의 장이기 때문에 전공의나 의대생인 신청인들은 제3자에 불과하다”며 “집행정지를 구할 신청인 적격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전공의 집단행동을 조장했다며 정부로부터 면허 정지 처분을 받은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간부가 낸 소송도 진행 중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나진이)는 4일 박명하 의협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이 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사면허 정지 처분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심문을 진행했다.

박 위원장 측 대리인은 집단행동을 조장한 것이 아니며, 전공의들이 독자적으로 결정한 것임을 주장했다. 박 위원장 측은 “비대위는 2월9일 구성됐고, 전문의 사직서 제출은 이미 그 이전인 1월부터 협의가 있었다”며 “집단행동 교사도 아닌 ‘조장’이라는 모호한 개념을 이유로 행정처분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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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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