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잦고 사망위험 높은 ‘난소암’…“BRCA 유전자 검사 중요”

재발 잦고 사망위험 높은 ‘난소암’…“BRCA 유전자 검사 중요”

난소암 환자 꾸준히 증가…10년새 2.2배↑
BRCA 유전자 변이, 난소암 발병 위험 높여
AZ ‘린파자’, BRCA 변이 난소암 치료 효과

기사승인 2024-04-16 14:32:04
게티이미지뱅크

난소암 환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난소암은 재발할 가능성과 사망 위험이 높은 만큼 ‘BRCA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전성 암의 위험을 미리 확인하고, 적절한 약물을 선택해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는 당부가 나온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여성 생식과 호르몬 분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난소에서 발생하는 암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난소암 환자는 10년 전부터 매년 늘면서 2021년 신규 환자 수는 3221명을 기록했다. 10년 전(1470명)보다 약 2.2배 늘어났다.

난소암은 갑상선암, 유방암, 대장암에 이어 15~34세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꼽히면서 젊은 여성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생존율도 낮은 편이다. 2021년 10대 여성 암종의 5년 상대생존율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유방암이 93.8%, 자궁체부암이 89.6%를 기록한 데 반해 난소암은 65.9%에 그쳤다. 난소암 환자의 증가는 세계적 추세다. 매년 전 세계에서 24만명의 여성이 난소암을 진단받고 15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윤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지난 20여년 간 난소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6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90%대의 생존율을 보이는 갑상선암을 제외하면 10대 암 중 가장 낮은 생존율 증가폭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난소암 환자의 60% 이상은 이미 전이된 상태로 진단받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다. 빠른 초경과 늦은 폐경, 과거 유방암이나 자궁내막암을 앓았던 이력, 유전적 요인 등이 난소암의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보고됐다.

특히 ‘BRCA 유전자 변이’는 난소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대표적 유전적 요인이다. BRCA 유전자는 정상 DNA가 손상됐을 때 이를 복구하는 역할을 하는데, 해당 유전자가 변이되면 난소암을 포함한 여러 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 부모 중 한 명이 BRCA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을 경우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은 50%에 달한다.

이 교수는 “특별한 증상이 없고 정확한 선별검사법이 없어 암이 이미 진행된 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 난소암의 특성상 주기적인 검진과 함께 유전적 요인 등 위험 요소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며 “BRCA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전성 암의 위험을 미리 확인하고, 추가 검사나 예방적 치료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 중 난소암 환자가 있다면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지 사전에 검사를 통해 알아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BRCA 유전자 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암의 치료에는 ‘PARP 저해제’가 사용된다. PARP 저해제로는 글로벌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AZ)의 표적항암제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 등이 있다.

BRCA 변이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린파자 1차 유지요법의 효과를 연구한 ‘SOLO-1 3상’ 임상의 7년 추적 결과에 의하면, 린파자 투약군의 전체 생존율은 67%로 3명 중 약 2명이 7년차까지 생존했음을 확인했다. 위약군 대비 사망 위험은 45% 감소했다.

재발성 난소암 환자에게도 린파자를 사용할 수 있다. BRCA 변이 재발성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SOLO-2 3상 임상의 65.7개월 추적 관찰 결과, 린파자 환자군의 전체 생존기간은 51.7개월로 위약군 대비(38.8개월) 12.9개월 연장시켰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2020년 국내 난소암 진료 권고안에선 BRCA 변이 난소암 환자와 백금 민감성 재발성 상피성 난소암 환자에게 PARP 저해제 1·2차 유지요법을 권하고 있다.

이 교수는 “린파자는 2015년 국내 허가 이후 BRCA 변이 난소암을 새로 진단받거나 재발됐을 때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로 임상적 가치를 입증해왔다”고 전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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