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31일 오후 서울 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 환승 에스컬레이터를 이동하던 50대 남녀 취객이 비틀거리다 뒤로 넘어졌다. 뒤에 있던 80대 여성 2명도 앞 사람에 밀려 함께 넘어졌다. 긴급히 출동한 직원과 119의 구호를 받은 후 80대 여성 1명은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봄나들이 철이 다가온 가운데 지하철 음주 승객 안전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지는 사고가 많았다. 이같은 사고는 본인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12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에만 공사 고객센터에 접수된 취객 접수민원은 2545건이다. 지난해 같은 분기(2469건에서) 보다 76건 증가했다.
음주사고는 주로 계단 또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발생했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의 손잡이를 제대로 잡지 않고 이동하다 중심을 잃고 넘어져 다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외에도 △화재 수신기 임의 작동으로 인한 화재경보 울리기 △다른 승객과의 다툼에서 소화기 분사△기물 파손 △에스컬레이터 점검 작업자 작업 방해 등 음주사고 양상은 다양했다.
주취자가 역직원과 지하철 보안관에게 폭언을 하거나 폭행을 하는 경우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올해 2월까지 직원이 주취자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한 사건은 527건이다. 특히 지난 1~2월 전체 폭언·폭행 피해 사례 중 주취 폭력 비율은 72.7%에 달한다. 지하철 직원은 사법권이 없어 주취자가 진정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경찰이나 119가 출동하더라도 이들에게 폭력을 가하는 경우도 많다.
공사는 넘어짐, 폭행 등 음주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두 달간 한국승강기안전공단과 사고가 많은 34개 역사에서 '음주 안전사고 예방 캠페인'을 전개한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지하철은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인 만큼 음주 승객 한 명의 부주의한 행동이 자칫 다수 이용객에 큰 피해를 끼칠 수 있다”며 “음주 후에는 반드시 지하철 이용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직원들을 존중하며 배려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