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내연기관차 단계별 운영 제한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서울시민 10명 중 7명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단계별 운영 제한을 앞당기고, 지원대책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구원은 11일 이런 내용이 담긴 ‘서울시 자동차 운행제한의 단계별 운영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서울시는 오는 2050년 시내 모든 내연기관차 완전 퇴출이라는 목표로 내연기관차 단계별 운영 제한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부터 자동차 운행제한을 서울 전역에는 5등급 차량, 한양도성 녹색교통지역에서는 4등급 차량까지 확대한다. 2030년부터는 서울 전역에서 4등급 이하 차량 운행을 제한, 2050년부터 내연기관차 운행 제한을 서울 전역 확대하는 중장기 계획이다.
시는 올해 총 240억원을 투입해 6700대의 경유차, 건설기계의 조기 폐차를 지원한다. 올해부터는 저소득층이나 생계형 차량이 조기 폐차할 경우, 최우선으로 보조금을 지원하는 지급 기준도 신설했다.
서울시민 대다수는 서울시 계획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연구원이 서울시 거주 20~69세 성인 중 차량 소유·운행하는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7월19~29일 조사한 결과, 서울시 자동차 운행제한 계획에 대해 73.0%가 찬성 의견을 냈다. 반대는 6.3%였다.
서울시 자동차 운행제한 계획에 반대하는 이유로 ‘미세먼지 개선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 같아서’가 36.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책 참여에 따른 추가적인 비용 부담’(25.4%) 행정처리 절차가 복잡하고 참여하기 까다로울 것 같아서‘(17.5%) ’정책 참여에 따른 지원비용이 너무 적을 것 같아서‘(9.5%) 순으로 나타났다.
해외 도시처럼 일정 횟수의 통행권 구매로 운행을 허용하는 것에 대해선 시민 10명 중 6명(58.5%)이 찬성했다. 반대는 16.1%였다. 적정 일일 통행요금은 ’과태료의 10% 수준(1만원)‘이 29.2%로 가장 많았고, ’과태료의 20%수준(2만원, 19.9%)‘ ’과태료의 5% 수준(5000원, 19.2%) ‘과태료의 50% 수준(5만원, 17.6%)’ 순이었다. 적정 연간 통행 허용 일수로는 영국처럼 통행요금 지불을 허용하는 ‘상시’ 응답이 33.4%로 가장 많았다.
전문가 “4등급 차량 운행제한 조기 도입 필요”
환경 및 교통분야 전문가 26명도 서울 차량 운행제한 계획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4·5등급 차량의 감소 추세를 고려해 서울시 로드맵보다 조기에 4등급 이하 차량의 운행제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자연감차를 포함, 4등급 경유차(자동차 보험가입 기준)는 약 10만8000대에서 9만1000대로 16%가량 감소했다. 5등급 경유차도 약 7000대에서 5000대로 29% 줄었다.
전문가들은 또 현재처럼 계절관리제 기간이나 비상저감조치 등 특정 기간에 4등급 이하 차량 운행제한의 조기 시행을 권고했다. 상시 운행제한에 앞서 계절관리제 및 비상저감조치 기간에 4등급 차량의 운행제한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연구원은 내연기관차 단계별 운영 제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자동차 배출가스 등급에 기반한 운행제한 단계적 확대 △제외 차량 최소화 △사회경제적 취약그룹의 경제 영향 최소화 △적극적 교통수요관리 추진 △충분한 사전 홍보 및 소통 △과학적·객관적 모니터링 및 효과 관리 등을 제안했다.
최유진 서울연구원 지속가능연구본부 도시환경연구실 연구위원은 “운행제한 대상 차량에 대한 지원대책이 서울시 등록 차량과 타지역 등록 차량에 차이가 있다면 운영제한 제도 운용이 어려울 수 있다”며 “전국 대상 차량에 동일하게 지원 대책이 적용될 수 있도록 환경부 등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재정적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