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6만원대로 서울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가 출시 70일 만인 지난 5일 기준 누적 판매 100만장을 돌파했다. 이용자의 4%는 자주 이용하던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교통 사용이 늘며,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서울시가 지난달 8~11일 기후동행카드 이용자 282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용자의 4%(127명)는 ‘상시 이용하던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많이(월 20회 이상) 이용했다’고 응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 56.2%인 1586명은 승용차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중 230명(14.5%)은 평일 출퇴근 등 승용차 상시 이용자다. 이들 중 225명(97.8%)은 기후동행카드 구매 후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기후동행카드를 구매하고, 주로 이용하던 승용차를 두고 대중교통을 경험한 이들 중 절반 이상(56.4%, 127명)이 월 20회 이상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교통수단을 전환한 것이다.
시는 기후동행카드 평일 사용자가 평균 50만명을 감안, 4%에 해당하는 약 2만명이 월 20회 이상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계산했을 때 승용차 운행량은 하루 1만1000대가량 줄어들고, 승용차 1대에서 발생하는 연간 온실가스 발생량을 약 3600t 감축한 효과라고 시는 분석했다. 또 수령 20년간 가로수(낙엽송, 편백, 상수리나무 등) 약 43만 그루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와 동일한 것으로 평가했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월 20회’를 기준으로 삼은 것에 대해 “과학적 근거는 없다”면서도 월 20회면 대중교통 전환효과로 유추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승용차의 대중교통 전환 효과는 일차적으로 주말에 승용차를 이용하는 분들이 주중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하는 것이 목표이다. 주말 8일 기준 왕복 16번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주중 추가 이용해 20회를 사용했다면, 평소 승용차를 이용하던 사람들에게 전환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시는 이용자의 8% 이상이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으로 교통수단을 전환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윤 실장은 서울 기후동행카드의 모티브가 된 독일의 ‘도이칠란드 티켓’를 언급하며 “독일은 제도가 시행된 이후 8% 정도 대중교통 전환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이 정도는 달성해야 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교통비 절감 효과도 확인됐다. 조사에 따르면 기후동행카드 사용으로 1인 월평균 약 3만원을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60대가 3.5만원으로 가장 많이 교통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50대 3.1만원 △20대 2.9만원 △40대 2.8만원 △30대 2.7만원 순이다.
기후동행카드 하루 평균 이용횟수는 3.4회로, 일반 교통카드(2.5회)에 비해 0.9회 많았다. 시는 “환승시간 등에 구애없이 무제한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사용량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시는 이번 조사를 시작으로 향후 서비스 및 제도 변화에 따라 이용패턴 또한 변화할 것으로 보고 추후 정확한 효과성 분석 등을 통해 서울연구원과 추가 설문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실장은 “기후동행카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물론 대중교통 이용이라는 착한 습관으로의 변화로 경제적·환경적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생활전반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하고 제도를 개선해 지속가능한 교통패스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