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부 김모씨는 최근 어린 자녀를 유모차에 태우고 서울 지하철을 이용했다가 골병이 났다. 역사 내에서 경사로, 계단을 마주치면 유모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했다. 붐비는 사람들 속에서 엘리베이터를 찾는 일도 쉽지 않았다. 차라리 아이를 한 손에 안은 채 유모차를 들고 다니는 것이 속 편했다. 김씨는 “유모차로 대중교통을 이용해보니 너무 힘들었다. 교통약자에 좀 더 친절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령자·임신부, 휠체어·유모차 이용자 등 교통약자를 위한 길 안내와 대중교통 정보를 담은 애플리케이션(앱)이 출시된다.
서울시는 다음날부터 교육약자 대상 통합 교통서비스 ‘서울동행맵’ 앱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동권 증긴, 고령인구 증가, 저출산 등 사회 변화에 따라 교통약자 대상 교통서비스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 육아카페에는 ‘임신하고 지하철 이용은 포기했다’ ‘유모차로 지하철 이용할 순 있지만, 험난한 여정을 각오해야 한다’ 등의 글이 공유된다. 장애, 재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휠체어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만한 거리인지 묻는 글이 쏟아진다.
서울동행맵은 교통약자에게 맞춤형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그간 여러 플랫폼에서 개별적으로 운영돼 온 교통약자 이동 서비스를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또 이용자의 신시간 위치정보를 반영하는 등 기능을 고도화했다. 주요 기능은 △교통약자 맞춤형 길 안내 및 보행 불편 지점 안내 △위치 기반 저상버스 예약 △지하철역 시설물 이용 정보 제공 △장애인 콜택시 앱 연계 등이다.
주요 기능을 살펴보면, 노약자·임산부 및 휠체어 이용자 등 각 사용자의 상황에 맞춰 단차, 경사, 보도폭, 지하철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위치를 반영한 맞춤형 길 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경로 검색 시, 휠체어 이용자에겐 2cm 이하의 단차, 8분의 1 이상의 경사(약12도), 1.2m 이하의 보도폭이 존재하는 경로를 피하고, 엘리베이터를 경유하는 경로를 안내한다. 고령자나 임산부는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우선으로 포함한 경로를 안내하는 식이다.
앱 이용자들이 보행에 불편을 겪는 지점을 직접 제보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제보된 지점은 현장 확인을 거쳐 앱 내 보행 불편 정보 갱신에 활용하고, 관리 부서에 정보를 전달해 현장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실시간 이용자 위치기반 저상버스 예약시스템 시범운영 추진으로, 더 편리한 저상버스 이용 환경을 조성한다. 앱에서 버스 정보를 검색해 버스를 예약한 후 해당 정류소에 30m 범위 이내에 도착하면 예약 정보가 버스에 전달된다. 버스 기사는 사전에 인지하고 휠체어 리프트 등을 운용하기 용이하도록 차량을 정차한다. 단 회원가입 시 ‘교통약자’를 선택해야 저상버스 예약을 할 수 있으며, 예약취소는 해당정류소 30m 접근 이전에만 가능하다.
앱에서 원하는 지하철역 정보를 클릭하면 실시간 열차 운행정보, 역사 전화번호, 역사 내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 유무, 수유실 등을 보기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안전 발판이나 휠체어 리프트의 작동, 역사 내에서 역무원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이용자의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전화를 연결할 수 있는 ‘위치기반 지하철 역사 콜버튼’도 제공한다.
기존 ‘장애인콜택시 앱’ 이용자들도 서울동행맵에서 타 교통수단 이용 방법을 검색하고, 필요한 경우 장애인콜택시 앱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연계를 추진한다.
아울러 시는 시·청각 약자이 보다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문자 인식, 음성 기반 서비스 등도 구현한단 계획이다.
윤종장 시 도시교통실장은 “서울동행맵이 교통약자를 비롯한 모든 시민의 일상생활에 편의를 더하는 생활 밀착형 서비스로 자리잡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교통약자의 대중교통 이용 편의를 지원할 수 있도록 약자와 동행하는 교통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