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학습자 지원 보폭 넓히는 서울시, 자립지원 예산은 감소…왜?

느린학습자 지원 보폭 넓히는 서울시, 자립지원 예산은 감소…왜?

기사승인 2024-05-16 06:00:29
쿠키뉴스 자료사진


서울시가 경계선지능인(느린 학습자)에 대한 지원 보폭을 넓히고 있다. 최근 경계선 지능인 중 나 홀로 자녀를 키우는 한부모가족을 위한 양육 지원체계를 가동하고, 초·중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선별검사를 실시하는 등 다각도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아동복지시설, 그룹홈의 경계선 아동에 대한 자립지원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예산의 한계에 부딪히는 분위기다. 교육·복지 사각지대를 제거하고 경계성 지능인을 발굴해 생애주기별 맞춤 교육·자립 역량을 키우기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일 서울위키(서울시 시민참여예산)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 ‘경계선 아동 자립지원’ 예산은 총 1억5735만원이다. 국비(보건복지부)와 시비가 각각 7867만원씩 책정됐다. 전년(2억990만원) 대비 25.0% 줄었다.

경계선 지능인은 장애의 정도가 심한 지적장애(IQ 70 이하) 수준은 아니지만, 평균보다 낮은 지적 능력(IQ 71~84 사이)을 말한다. 장애로 분류되지 않고 사회적 인식이 낮아 각종 교육·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부모의 돌봄이 어렵거나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보호가 필요한 경계선 아동은 특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보건복지부와 서울시, 아동관리보장원은 이러한 사각지대에 놓인 경계선 아동에 대한 자립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아동관리보장원 관계자에 따르면 경계선 아동 자립지원 정책은 복지시설·그룹홈 아동 중 실제 경계선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선별검사와 경계선 아동에 대한 관리 등을 포함하고 있다. 예산에 대한 사용 방법은 아동관리보장원이 제시하지만, 실제 예산은 복지부에서 책정한다.

예산 규모는 줄었다. 지난 2020년 2억1420만원이었던 경계선 아동 자립지원 예산은 연평균 7.4% 줄어 올해 1억5735만원까지 감소했다. 서울시가 지난 2020년 전국 최초로 만든 ‘서울시 경계선지능인 평생교육(밈센터)’에서 진행하는 자립지원과는 별개다. 밈센터 관계자는 그룹홈에서 경계선 지능인 아동이 있고, 평생교육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싶다면 이러한 부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센터가 담당하는 업무는 아니라고 입장이다. 그는 “아동보호시설이나 그룹홈에 지원되는 자립지원과 센터 업무는 다르게 운영된다”고 부연했다.

서울시청. 사진=박효상 기자

결국 아동보호시설, 그룹홈에서 생활하는 경계선 아동의 자립지원을 위해 중앙부처와 지자체의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경계선 아동 자립지원 예산은 국비사업으로, 시가 임의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복지부에서 편성한 수준이다. 복지부 줄어들면서 국비예산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전년 대비) 20%대로 줄었지만, 관련 예산이 40~50%가량 준 지역도 있다”고 말했다.

이교봉 경계선지능인평생교육지원센터 센터장은 “경계선 아동을 선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한만큼 관련 예산이 많이 필요하다. 일상생활적응행동 척도 검사, 지능 검사 등 10가지 달하는 종합 심리 검사를 통해 일반적으로 경계선을 판단한다. 이 비용이 약 30~40만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경계선은 후천적인 환경이나 적절한 개입을 통해 일정부분 개선이 가능하다”며 “아동복지시설, 그룹홈 선생님들이 충분히 아동에 사랑을 주고 원활한 상호작용을 하겠지만, (정부 입장에선)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경계선지능인의 평생교육 지원 실행전략을 담은 3개년의 종합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시는 다음달부터 전국 최초로 경계선 지능 한부모의 자녀양육을 지원한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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