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도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이공계 석·박사급 외국인 인재 1000명 유치에 나선다. 오는 9월부터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을 시범도입하고, 간병인·요양보호사 등 돌봄 분야에 외국인력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외국 인재를 어떻게 서울로 유치하고, 문화적 포용성을 깊게 만들어 다양한 인재들이 서울에서 도시경쟁력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만들 것인지에 대해 심혈을 기울였다”며 이런 내용의 ‘서울 외국인 주민 정책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마스터플랜은 외국인근로자, 결혼이민자, 유학생 등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주민과 앞으로 서울로 유치하고자 하는 외국인 우수인재 등을 포괄한다.
서울 거주 외국인 주민은 약 44만명으로 서울 전체 인구의 4.7%에 해당한다. 서울시 인구 21명 중 1명이 외국인이다. 시는 5년간 총 2506억원을 투입해 4대 분야(△우수인재 유치 및 성장지원 △수요 맞춤형 외국인력 확충 △지역사회 안정적 정착지원 △내·외국인 상호존중 및 소통강화) 20개 핵심과제, 47개 세부사업을 추진한다.
오 시장은 “외국인 주민이 주로 서남권에 몰려 있으며, 어려운 3D업종에 종사하는 외국 인력이 여전히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미래를 만들어가는, 경쟁력을 만드는 첨단산업 인재들은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외국인 투자도 인재와 함께 많이 들어와야 한다”며 외국인 인재 확충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래는 오 시장,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외국인주민 정책 마스터플랜’은 서울의 인구 유출, 저출생 현상 등 인구 전환의 필요성이 배경이 된 것인가.
=(오 시장) 얼마 전 저출생 관련 간부회의 자리에서 축소사회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 부분은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저출생 고령화 현상은 아주 견고하게 자리 잡아가는 추세다. 이를 의식하면 외국인 정책도 하나로 다뤄질 법하다. 다만 오늘 발표는 ‘서울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하는 차원에서다. 이번 정책은 어떻게 하면 문화적 다양성이 있는 인재를 한 명이라도 더 서울로 유치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들어온 인재가 쉽게 나가지 않도록, 첨단기술 업종에 종사하도록 해서 어떻게 국가경쟁력을 향상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췄다. 탁월한 사람 1명이 수천만을 먹여 살리는 시대가 됐다. 스티브잡스, 일론 머스크같은 열정 있고 비전이 있고, 아이디어가 좋은 사람 한 명이 만들어내는 부가가치가 전세계 격차를 벌리는 시대에 들어섰다. 물론 도시경쟁력이 인재 확보로만 해결되는 건 아니지만 인재가 경쟁력의 원천이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데이터가 중요한 첨단 시대에는 더욱더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공계를 비롯한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춰서 정책을 준비했다.
Q. 외국인 주민뿐만 아니라 내국인도 기업과 미스매칭이 심해서 어려움 겪는 경우가 많다.
= (오 시장) 국내 인력과의 경쟁, 역차별을 염두에 둔 질문 같다. 신산업에서 35만명, 중소기업은 4만명정도 인재가 부족하다. 영국·미국 등 앞서나간 국가의 경우 과학 기술 전문 인력에 비자특례제도, 특별 취업제도, 이민 우대 등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인 고려들이 국가별로 경쟁 단계에 있다. 과학기술·공학·첨단산업 등 한 명이라도 더 우수한 사람을 끌어들여 취업하거나 창업시킬 것인지, 어떻게 이러한 기업이 생존할 수 있도록 도울지, 장시간 인재들이 서울에서 생활하면서 도시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서울시의 정책적 목표이다.
Q. 준전문인력 취업학교(가사관리사, 간병인, 요양보호사, 의료코디네이터 등 국내 인력 공급이 부족한 준전문 산업분야 인력 양성을 위한 취업학교) 지원대상이 이주배경을 가진 20세 이상 외국인 주민 및 유학생이다. 서울 유학생의 경우 해당 분야에 실제 수요가 있나.
= (김선순 여성가족정책실장) 현재 정부에서 요양보호사와 관련한 시범 사업을 현재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 유학생·졸업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현장 수요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서울시는 요양보호사·간병인·아이 돌봄 등 공공 인력이 더 필요하다. 서울 유학생은 7만5000정도이고, 학사·석박사 과정 학생들이 있고, 2만명 정도는 어학 연수 중이다. 새로운 일자리를 얻어야 비자가 연장되는 부분이 있어서 (서울의 경우도) 현장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Q.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 사업은 지연되는 게 있다. 시행 세부 추진 계획이 어떻게 되는가.
=(오 시장) 조금 늦어지고 있다. 필리핀 정부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필리핀은 육아에만 전념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원했고, 우리는 가사 업무도 함께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육아하다 보면 아이 옷 세탁이나 이유식을 만들어야 하는 경우도 생기는데 가사 업무와 경계가 모호한 부분이다. 이럴 경우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고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서 협상이 늦어졌다. 이제 어느 정도 일단락되어서 오는 7월 현지에서 모집해 교육하고 8월 국내에 들어와 적응 교육을 마치고 9월 실무 배치될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 아쉬운 부분은 국내법적인 한계 때문에 파트타임을 한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가사도움을) 받으려면 200만원 이상을 지출해야 한다. 추후 이런 논의를 계속 해가면서 경제적 부담 없이, 그리고 그 분(외국인 노동자)들도 만족할 수 있는 ‘윈-윈’이 될 수 있는 적절한 보수 절충선을 만들어야 한다.
=(김 실장) 외국인 가사 사업은 지난해 외국인 정책 위원회에서 확정된 사안으로, 시범운영은 오는 9월부터 내년 2월까지다. 최저임금으로 책정해 임금은 시간당 9860원이다. 1일 8시간 일하면 월 206만원 정도가 된다. 간병인·요양보호사 관련해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법무부 등과 비자 문제, 관리 체계에 대해 논의해나갈 생각이다. 요양보호사, 돌봄 인력에 대한 외국인력 수요가 크다. 신규 공공 아이 돌보미의 경우 40대 이하 젊은 여성의 진임은 없는 상황이다. 인력 92%가 50~70대로, 고령화로 인한 외국인력을 논의하는 것이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