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받으면 체중 감소”…서울대병원이 내놓은 연구 결과

“햇빛 받으면 체중 감소”…서울대병원이 내놓은 연구 결과

기사승인 2024-05-23 13:30:16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무관. 쿠키뉴스 자료사진


자외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식욕은 증가하지만 동시에 살찌는 것을 억제한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이동훈 교수 연구팀(서울의대 전경령 박사, 의생명연구원 김은주 연구교수)은 만성 자외선 노출이 신경전달물질 노르에피네프린의 발현을 촉진해 식욕 증가, 체중 감소 등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기전을 최초로 확인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자외선은 에너지를 합성하고 분해하는 신체 대사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이에 착안해 정상 식이 및 고지방 식이를 각각 먹인 생쥐를 12주 동안 주 3회 자외선에 지속적으로 노출시켰다. 

그 결과, 자외선 노출군은 피하지방에서 분비되는 렙틴(식욕억제 호르몬)의 발현이 감소했다. 이로 인해 식욕이 활성화돼 같은 식이를 먹인 대조군보다 음식 섭취량이 증가했다. 반면 늘어난 식욕에도 불구하고 자외선 노출군의 체중은 대조군에 비해 증가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자외선 노출군에서 백색지방의 ‘갈색화’가 일어나 음식 섭취량보다 에너지 소모량이 더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갈색화는 백색지방(에너지 축적)이 이형(異形) 분화(하나의 분화된 세포가 다른 종류의 분화된 세포로 전환되는 현상)되어 갈색지방(열 발생, 에너지 소모)처럼 열 발생인자를 갖게 되는 현상이다. 음식으로 얻은 에너지가 피하지방에 쌓이기 전 모두 열로 바뀌어 연소되도록 유도할 수 있다.

또한 자외선 노출 시 식욕 증가와 에너지 소모를 촉진하는 매개물질은 위험하거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비돼 교감신경계에 작용하는 호르몬인 노르에피네프린인 것으로 확인됐다. 자외선 노출군의 피부에서는 노르에피네프린 수치가 유의미하게 증가했으며, 이 물질 합성을 차단한 생쥐는 그렇지 않은 생쥐보다 음식 섭취량이 줄어들고 체중이 증가했다.

연구팀은 자외선 노출이 피부에서 노르에피네프린 발현을 촉진하여 식욕, 체중 등 대사활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자외선이 비만 및 대사질환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정진호 교수는 “자외선의 대사 조절 효과를 모방해 비만 및 대사장애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개발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자외선은 피부암의 주된 위험요인이므로 가급적 노출을 피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 피부를 보호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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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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