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뺨 때린 초등생 악마화 그만…정서위기 학생에 필요한 건 치료”

“교감 뺨 때린 초등생 악마화 그만…정서위기 학생에 필요한 건 치료”

기사승인 2024-06-12 11:12:17
쿠키뉴스 자료사진

최근 전북 전주 소재 초등학교 3학년 A군의 무단 조퇴를 막는 교감의 뺨을 때리고 욕설한 일이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역 교육계에선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교육계는 트라우마를 겪는 같은 반 학생들을 위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은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교감 선생님과 담임선생님께 욕설하고 뺨을 때린 학생의 같은 반 학생들도 굉장히 심각한 정신적 트라우마에 빠져있다”며 “학교에서 자신이 가장 의지할만한 어른이었던 담임 선생님이 정서행동위기학생에게 맞는 걸 보고 ‘세상에 날 지켜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 위원장은 “단순히 심리 전문가가 몇 회 와서 집단 상담해준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며 “지금 이 학생들은 남자 어른이 학급에 오면 해당 학생의 아빠가 자신들을 혼내러 온지 알고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 부모와 동행하지 않고는 외출을 못 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정서행동 위기학생은 병원 연계형 위센터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지금 이 학생에게 필요한 건 등교가 아니라 치료”라고 강조했다.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연일 자극적인 보도가 쏟아진 이후 일각에서 전북교사노조가 ‘10살짜리 아픈 학생을 악마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면서다. 정 위원장은 전날 SNS에 “전북교사노조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악마화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회적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정서행동 위기학생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극적인 영상이 노출돼 학생이 악마화되는게 염려스럽다. 이제 폭행 영상 노출은 자제해달라”고 했다.

오준영 전북교총 회장도 2차 피해 근절을 위해 언론 대응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날 SNS를 통해 “학교의 역할은 학생 하나하나가 바른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교육하는 것”이라며 “전주에서 이슈가 된 정서행동 위기학생 역시 교육의 대상이다. 해당 학교에서 함께 공부하는 여타의 학생들 학습권도 보호받아야 할 존재다. 이러한 이슈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서는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치료형(병원형) WEE센터 입소, 발전적인 분리 조치 등 사회 각계에서 관심을 쏟아 학교가 제대로 된 교육을 펼칠 수 있도록 빠른 회복에 주안점을 두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3일 초등 3학년인 A군이 무단조퇴를 막는 교감의 뺨을 때리고 욕설한 일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A군은 출석정지 처분을 받은 이후 동네에서 자전거를 훔치다 주민에게 발각되기도 했다. 전주교육지원청은 지난 5일 A군 보호자를 ‘교육적 방임에 의한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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