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 품은 서울 광화문광장…‘태극기’ 상징성 더해 관광 힘 싣나

역사·문화 품은 서울 광화문광장…‘태극기’ 상징성 더해 관광 힘 싣나

기사승인 2024-06-25 14:36:32
서울 광화문광장 태극기 게양대 조감도. 서울시

서울 광화문광장에 높이 100m에 이르는 ‘대형 태극기 게양대’와 ‘꺼지지 않는 불꽃’ 조형물 설치가 추진된다. 서울시는 태극기 게양대 등 조형물을 통해 숭고한 호국의 뜻을 기리고 광화문광장 일대를 국가 상징 공간이자 문화 관광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서울 수도의 심장, 광화문광장에 국가주의 색을 입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어 공감대를 얻어내는 게 숙제가 될 전망이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제74주년 6·25를 맞아 인천상륙작전과 9·28서울수복 등 참전용사 7명을 초청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자리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오 시장은 “6·25 참전용사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 덕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게 됐다”며 “광화문광장에 국가상징 시설인 대형 태극기와 꺼지지 않는 불꽃을 건립해 국민 모두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국가상징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라고 강조했다.

광화문광장에 국가상징 조형물인 대형 태극기와 꺼지지 않는 불꽃 건립을 추진한다. 이번 사업엔 예산 110억원이 투입돼 2026년 2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김승원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광화문 일대는 역사적, 문화적, 시대적 가치를 모두 갖추고 있으며 국가 상징 공간 조성지로 최적화된 곳”이라며 “태극기 게양이 가능한 국가상징 조형물로 국가 정체성을 확립하고, 시민 친화적 시설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꺼지지 않는 불꽃’ 조형물에 대해서는 “보훈부가 꼭 설치해달라는 요청했고, 이를 받아들여 설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시는 태극기 게양대와 꺼지지 않는 불꽃 조형물이 국가상징의 의미뿐 아니라 미디어아트로서 관광명소인 광화문에 활력을 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 조형물은 단순한 국기 게양대가 아닌 예술과 첨단기술력이 집약된 작품”이라며 “국가 행사 때는 먼 거리에서 그 위용을 확인할 수 있는 빛기둥과 미디어 파사드·미디어 플로어 등으로 연출될 예정”이라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5일 오전 74주년 6.25를 맞아 참전용사를 초청해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6.25 참전유공자 7명이 참석했으며 국가 보훈과 호국에 대해 환담을 나눴다. 서울시

광화문광장에 건립될 조형물은 워싱턴DC 내셔널몰의 ‘워싱턴 모뉴먼트’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에투알 개선문’ 아일랜드 더블린 오코넬 거리의 ‘더블린 스파이어’과 같은 국가상징 조형물을 참고했다고 한다. 이 국가상징 조형물들은 해당 지역의 상징적인 기념물이자 관광 명소로도 꼽히는 곳들이다.

다만 광화문광장을 국가상징 공간으로 조성하고 대형 태극기를 내거는 것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015년 국가보훈처가 광복 70주년을 맞아 광화문광장 태극기 상시 설치를 추진했지만, 박원순 시장이 재임하던 당시 서울시는 이를 영구적으로 설치하는 것에 반발해 무산됐다.

앞서 서울시의회가 지난달 8일 광화문광장에 국기 게양대를 설치하고 태극기를 연중 게양하는 내용의 조례를 통과시키자 문화연대는 성명을 내고 “시대를 역행하는 조례안”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시민성이 표출되는 공간을 통제하는 문제이고, 국가주의와 전체주의를 통해 권력에 충성을 합의하게 만드는 장치에 대한 문제"라고 했다”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성공적인 국가상징 공간 조성을 위해선 국민 공감대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광화문광장은 대한민국의 심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라며 “국가상징 조형물을 조성하는데 공론화 작업을 거치고 국민의 아이디어나 의견을 경청하며 추진하는 과정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러한 논의 과정을 거치고 합의점을 찾아 조성된 국가상징 조형물은 국가 브랜드 강화에도 일조할 것이라 생각한다. 사회적 합의가 잘 돼 국가상징 조형물이 조성된다면 전 세계인이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세계적 관광지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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