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군은 이런 변화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축제라는 이름으로 치러진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야 하며, 그렇지 못하면 지속 가능한 축제로써 존치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새로운 축제를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화개장터 벚꽃축제, 하동야생차문화축제, 하동섬진강문화재첩축제 등 하동의 대표적인 축제를 예년보다 참신하고 깊이 있는 모습으로 탈바꿈시키며 안팎으로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봄의 정원, 벚꽃의 향기'를 주제로 치러진 제26회 화개장터 벚꽃축제를 시작으로 하동의 봄은 시작됐다. 특히 올해 기상이변으로 개화 시기가 빨라질 것을 예상하고 일주일 정도 앞당겨 축제를 준비했다.
예기치 못한 꽃샘추위로 인해 오히려 벚꽃 없는 벚꽃축제가 돼 아쉬움이 있었지만, 하동군립예술단의 봄을 알리는 공연을 시작으로 청소년 댄스 경연대회, 관광객과 함께하는 즉석 레크리에이션, 벚꽃 DJ 뮤직 페스티벌, 에어바운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체험에 집중해 방문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매년 주차장 부족으로 화개장터 십리벚꽃길의 교통이 혼잡했던 것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 개화 시기의 주말 동안 화개면 일부 구간을 통제해 일방통행 구간으로 지정 운행해 혼잡을 줄이는 데 일조했다.
지난 5월11일부터 15일까지 5일간 '별천지 하동, 천년 차향에 물들다!'라는 주제로 개최된 제27회 하동야생차문화축제는 축제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탈바꿈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주 무대의 위치를 변경하고 전체적인 공간구성의 변화를 시도했으며, 총 50여 개의 프로그램을 신설 및 개선하는 새로운 시도를 통한 짜임새 있는 콘텐츠로 내실 있는 축제라는 호평을 받았다.
그중 '명인과 함께하는 다담'을 비롯한 티 토크, 천년 다향길 걷기, 대한민국 아름다운 찻자리 최고대회 등은 천년의 역사 속에 이어온 차 향기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며 10대 킬러 콘텐츠로 손꼽혔다.
올해 새롭게 시도한 차밭에서 하멍차멍, 멍때리기 대회, 싱잉볼 명상, 하타요가 명상 등 다양한 치유 명상 프로그램과 김용재 작가와 함께하는 차북차북 북토크는 차와 함께 할 수 있는 힐링 프로그램으로 참여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또한 축제장 입구의 섬진강다사장 플리마켓은 아기자기한 볼거리, 다양한 먹거리와 체험 거리로 축제장을 풍성하게 했으며, 하동 굿즈 홍보관과 핫플레이스 홍보관, 하동 4계절 TEA FOOD 홍보관은 하동의 다양한 매력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는 평이다.
새롭게 시도한 사전 다회 티포원클럽과 함께하는 티 클래스는 수도권의 2030 세대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표하며 축제 현장을 방문해 하동 차의 매력과 경쟁력을 엿볼 기회이기도 했다.
이처럼 하동야생차문화축제는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감각적인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경기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축제장 내 차 판매액은 3년간의 평균인 1억4000여만원보다 약 25% 증가한 1억8700여만 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차 농가의 소득증대에 기여했다.
특히 이번 축제는 지역 차 농가의 2세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세대를 이어가는 하동 차 산업의 밝은 미래와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의 가능성을 확인했음은 물론 젊은 축제로의 성공적인 변모를 꾀하고 지역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받고 있다.
무더위를 피해 예년보다 약 2개월을 앞당겨 개최된 하동섬진강문화재첩축제는 새롭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관광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가수 김연자, 정서주, 황민호 등 인기 가수들의 공연으로 시작을 알린 이번 축제는 청년거리문화 페스티벌, 섬진강 치맥 페스티벌, 그룹댄스 페스티벌 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의 장이 마련돼 한여름의 더위를 잊게 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찾아라! 황금재첩 이벤트는 예년보다 훨씬 많은 관광객이 참여하며 명실상부 재첩축제의 인기 프로그램임을 증명했다. 또한 신규로 개설된 백사청송 맨발 걷기, 섬진강 달빛 걷기, 송림 힐링 존, 송림 찻자리 등은 현대인들이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힐링과 건강, 치유에 중점을 둔 프로그램으로써 축제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선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외에 축제 기간에 개장된 송림공원 물놀이장 또한 SUMMER 5종 스포츠를 통해 가족 단위 관광객들의 관심이 뜨거웠고, 하동의 농특산물(하동 차, 재첩국 등) 시식 코너와 향토음식관은 다양한 음식을 합리적 가격으로 제공해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 '빵지순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특정 먹거리가 여행목적이 돼 자신의 관심사나 취향을 즐기는 성향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여행 수요에 맞춰 하동군은 군을 대표할 수 있는 음식을 재발굴하고 디저트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함을 인지하고 올해 처음으로 먹거리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별의별 맛, 별게 다 맛있는 하동을 주제로 하동의 농특산물을 이용해 식사, 디저트, 음료 메뉴를 개발하고 기존의 다양한 음식들을 재단장해 한자리에 선보일 이번 축제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단번에 사로잡을 예정이다.
지난 5월 하동야생차축제에서 선보인 김근기 셰프와 매계할머니가 만들어 준 나물 파스타, 하동 4계절 TEA FOOD 등 코너들은 하동의 다양한 음식문화 발전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먹거리 축제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하승철 군수는 "처음 시도하는 먹거리 축제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명소로 하동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더불어 지역의 먹거리로 승부하는 하동의 '찐맛'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롭게 시도하는 하동의 축제에 큰 포부를 밝혔다.
하동=강연만 기자 kk7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