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희망퇴직...신세계 ‘내실 다지기’ 본격화

상장폐지·희망퇴직...신세계 ‘내실 다지기’ 본격화

신세계건설 자발적 상장폐지 추진…이커머스 계열사 구조조정
물적·인적 효율화 속도…“대주주 책임 경영 강화 위한 것”

기사승인 2024-10-01 03:31:19
이마트

신세계그룹이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자회사 신세계건설의 자발적 상장 폐지를 추진하고,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계열사의 인력 효율화 등 군살 빼기에 나서며, 본격적인 내실 다지기에 돌입했다.

이마트는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고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인 신세계건설 주식의 공개 매수 건을 승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다음달 29일까지 30일간 신세계건설 기명식 보통주 212만661주(27.33%) 공개매수에 들어간다. 공개매수가는 주당 1만8300원이다. 이사회 의결 전인 지난 26일 종가(1만5370원)보다 19% 가량 높은 액수다.
 
이마트는 이번 신세계건설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자발적 상장폐지 요건인 지분 비중 95% 이상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의 이같은 움직임을 두고 유동성 위기에 빠진 자회사의 신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건설 지분을 100% 확보해 효율적인 의사결정 체제를 구축하고, 수익성에 중점을 둔 사업 구조 개편과 중장기 사업 전략 수립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신세계건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2022년 이후 2년 연속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이마트 실적 악화의 최대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이마트 측은 신세계건설 적자로 주력회사인 이마트마저 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한다고 보고, 빠르게 신세계건설 부실 사업을 털어 수익 구조를 본궤도로 올려놓는다는 목표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부터 신세계건설에 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을 지속해왔다. 이를 기반으로 신세계건설은 올해만 1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 건전성을 크게 높였다. 부실 사업장 정리를 포함한 사업 구조조정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신세계그룹은 “대주주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마트가 신세계건설의 지분을 100% 확보해 효율적인 경영 의사결정 체제를 구축, 건설 사업 재편과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시장도 이번 조처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신세계건설 주가는 이날 오전 거래가 몰리면서 14% 넘게 뛰어 1만834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이후 상승폭을 다소 줄였다. 최근 1개월 또는 최근 1년간 평균 주가 기준으로 30% 가까이 높은 금액에 공개 매수에 나선 게 호재로 작용했다.

신세계건설의 상장폐지를 비롯해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한 인적 쇄신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이후 실적 반등을 위한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 지난 6월 G마켓과 SSG닷컴 대표를 해임한 후 신임대표를 임명했다. 이마트는 지난 3월 창사 이래 처음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SSG닷컴도 지난 7월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이마트에브리데이도 이마트와 합병 법인 출범을 앞두고 지난 6월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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