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상금 1500만원, 2000만원이던 시절 2년 연속 왕관을 썼던 김은지 9단이 ‘우승 상금 5000만원’으로 격상된 난설헌배 3연패를 향해 성큼 다가섰다.
5일 강원도 강릉시 허균‧허난설헌 기념관에서 열린 제4회 난설헌배 전국 여자바둑대회 결승 3번기 1국에서 김은지 9단이 허서현 4단에게 142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초반 하변 변화에서 득점하며 앞서가기 시작한 김은지 9단은 우세한 형세를 줄곧 유지하며 완승을 거뒀다.
서전을 장식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한 김은지 9단은 “매년 난설헌배에 와서 한복을 입고 바둑을 두니 한복이 점점 편해지고 있다”면서 “오늘 대국은 상대에게 착각이 나오면서 형세가 계속 좋았던 것 같다. 첫판 승리를 의식하지 않고 내일 이어지는 대국도 열심히 두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우승 상금 5000만원의 주인을 가릴 결승 3번기 2‧3국은 6일 같은 장소에서 속행된다. 난설헌배는 2021년 첫 대회를 우승 상금 1500만원, 8강 규모로 시작했으나 이후 점차 참가 인원과 대회 규모를 늘렸다. 지난해 제3회 대회에선 12강 토너먼트, 우승 상금 2000만원으로 몸집을 불렸고, 올해는 16강 토너먼트 구색을 갖추면서 우승 상금을 5000만원까지 격상했다.
우승 상금이 1500만원~2000만원이던 시절 난설헌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여자 랭킹 1위 최정 9단은 올해 처음으로 참가 신청 버튼을 직접 누르고 출사표를 올렸다. 하지만 최 9단은 5일 오전 10시에 열린 4강에서 상대 전적 8승1패로 압도적 우위에 있던 허서현 4단에게 일격을 맞고 탈락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5일 오후 1시30분에는 강릉 아레나에서는 개막식이 열렸다. 개막식에는 김홍규 강릉시장을 비롯해 권성동 국회의원, 최익순 강릉시의회 의장, 강원특별자치도 강릉교육지원청 김기현 교육장, 권영만 강릉시체육회장, 조준 강릉시바둑협회장,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 고광록 이사, 이광순 한국여성바둑연맹 회장, 프로대회 본선 진출자와 아마추어대회 참가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난설헌배 전국 여자바둑대회는 우리 역사 최고 천재시인 허난설헌이 태어난 고향이자 시심을 키우던 아름다운 강릉에서 전국 여성 프로기사와 동호인이 함께 한복을 입고 수담을 나누는 특색 있는 대회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특히 올해는 세계 바둑을 이끄는 바둑 강국 위상에 걸맞게 외국인 부문이 신설됐다. 앞으로도 우리 강릉시는 전통 민속놀이이자 현대 최고 두뇌 스포츠인 바둑을 계승,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환영사를 전했다.
강릉 아레나에 모인 아마추어 500명은 3개 부문으로 나뉘어 자웅을 가렸다. 동호인부에 출전한 전국 여성 바둑 애기가 200여명과 강릉시민부에 출전한 강릉시민 250명, 신설부문인 외국인부 참가한 5개국 외국인 선수 15명은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뽐냈다.
강원특별자치도와 강릉시‧강릉시의회‧강릉시체육회가 후원하고 한국기원과 한국여성바둑연맹이 공동 주최‧주관하는 제4회 난설헌배 전국 여자바둑대회의 우승 상금은 5000만원, 준우승 상금은 2000만원이다. 제한 시간은 시간누적(피셔) 방식으로 각자 20분에 추가시간 20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