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다룬 게임 ‘헬블레이드’…10월10일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조현병 다룬 게임 ‘헬블레이드’…10월10일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세계 정신건강의 날인 10월10일, ‘헬블레이드’·‘셀레스트’ 등 주목
정신건강 인식 개선 위해 판매 수익금 기부…게임 통한 공감과 위로

기사승인 2024-10-10 16:30:24
닌자지난 5월21일 출시된 닌자 시어리의 ‘세누아의 전설: 헬블레이드 2’ 이미지.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10월10일은 세계 정신건강의 날이다.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지정됐다. 정신건강을 다루는 영화나 웹툰, 예능 등 콘텐츠가 보다 활발하게 나오고 있다. 정신질환을 다루거나 정신적 어려움을 겪은 이야기를 녹여낸 게임들도 속속 출시되는 추세다.

가장 대표적인 게임은 닌자 시어리가 개발한 ‘헬블레이드’ 시리즈다. 지난 5월21일 ‘세누아의 전설: 헬블레이드 2’가 출시되기도 했다. 액션 어드벤처 다크 판타지 장르로 가장 큰 특징은 주인공 세누아가 조현병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조현병 증상 중 하나인 환청이 게임을 이끌어가는 대표 요소로 활용된다. 이외에도 세누아의 여정을 통해 환각과 플래시백, 망상을 표현했다.

개발진은 정확한 고증을 위해 전문가와 협업하기도 했다. 시리즈 모두 폴 플레처 캠브리지 대학 교수로부터 자문을 구하고 정신질환 유경험자를 인터뷰한 경험을 녹여냈다. 마크 슬레이터 턴스틸 VFX 감독은 Xbox Wire 게시물에서 “반복되는 프랙탈 기하학적 형태나 조명 등을 활용해 세누아의 현재 감정을 반영하려 했다”고 말했다. 

정신건강 인식 개선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기부도 했다. 지난 2017년 게임 판매 수익의 일부인 약 1억원 정도를 기부했다. 이후 판매량이 5만장과 10만장을 돌파했을 때도 정신건강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 기구에 일정 금액을 기증하기도 했다. 헬블레이드 2 홈페이지에는 정신건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을 안내하는 게시판이 따로 마련돼 있기도 하다.

지난 2018년 게임 어워드 인디게임을 수상한 ‘셀레스트(Celeste)’ 역시 정서적 어려움을 다룬 게임이다. 셀레스트는 게임 주인공 매들린이 셀레스트 산을 오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개발진은 불안과 우울증을 겪는 주인공이 산을 오르는 여정을 통해 매들린은 물론 이용자들도 함께 성장하고 긍정적인 기운을 얻길 바라는 의도였다고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또 다른 인디 게임인 ‘나이트 인 더 우즈(Night in the Woods)’ 역시 마찬가지다. 인피니트 폴이 만든 나이트 인 더 우즈는 ‘포섬 스프링즈’라는 마을을 배경으로 주인공 메이가 고향으로 돌아와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피니티 폴 설립자 스콧 벤슨(Scott Benson)은 게임 인더스트리 등 해외 언론과 인터뷰에서 “다수의 팀원들이 정신 건강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게임에 이를 녹여냈고, 그 과정에서 게임을 하는 사람들도 공감하고 위로 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개발한 게임들도 있다. 더브릭스 ‘30일’, ‘30일 어나더’는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이를 구하려는 여정을 그려냈다. 개발진은 자살예방 관련 강의를 듣거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시나리오 자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게임 내에도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내용을 담아냈다. 게임 이용자가 직접 정신과 의사가 돼 환자와 대화하는 식으로 진행하는 ‘Help Me!’ 역시 정신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입장에서 경험하고 상호작용하며 편견을 해소하는 측면이 있을 듯하다”며 “게임은 몰입도가 높고 상호성도 크다는 게 장점이다. 이런 특징을 살린 게임들이 만들어진다는 게 긍정적이고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유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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