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에서 열린 국가유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정승 판서 앞에서처럼 공짜 공연을 시키냐. 이분들이 기생인가”라고 질타하며 “기생집을 만들어놨나”라고 발언하 파문이 일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국가유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4월 김건희 여사가 참석한 간담회의 가야금 연주에 대해 집중 검증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특혜성 공연’ 아니냐는 취지로 공격적인 태도를 취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 당시 유사한 행사를 예로 들며 맞섰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과정에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사용한 ‘공연 상납’, ‘기생집’ 등 표현이 논란을 낳고 있다. 국악인들은 “모욕적인 발언”이라는 반응이다. 첫 시작은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다. 민 의원은 청와대 상춘재에서 지난해 4월 개최된 오찬 간담회에 김건희 여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가야금 독주, 판소리 제창 등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문화 예술을 사유화했다”고 강하게 비판했고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간담회 때 공연을 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러자 민 의원은 “김 여사를 위한 공연을 한 것인데 이제 와 간담회라고 거짓말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의 발언은 이후에 나왔다.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연자들에게 출연료를 줬냐”고 질의를 시작했다. “출장비와 식비만 지급하고 출연료는 주지 않았다”는 대답이 돌아오자 양 의원은 “원로들이 제자들을 강제 동원해 대통령 부인 앞에서 공연 상납을 시킨 것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이어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정승 판서 앞에서처럼 공짜 공연을 시키느냐. 이분들이 기생인가”라고 질타한 양 의원은 “기생집을 만들어 놨나. 이 지X들을 하고 있다”고 과격한 발언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론도 제기됐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2019년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무형유산 보유자 120여명과 청와대에서 오찬을 했던 사실을 지적했다. 배 의원은 “여기서도 가야금 명장 공연 등이 있었다”고 반박하면서 “식사 자리에서 가야금을 연주한다고 해서 (연주자가) 기생이라고 생각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배 의원은 “국악인들이 모멸감을 느낄 만한 표현”이라고도 했다.
한편 야당 의원들의 언사에 대해 국악인들도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시 청와대 행사에 참석한 가야금 명인은 조선일보에 “기생집이라는 표현은 정말 심한 모멸감을 느낀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고 격려받고 위로받는 자리였지, 대접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그걸 이렇게 폄훼하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