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라이프생명이 생명보험사 가운데 청구된 보험금을 의료자문에 넘긴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소형사로는 드물게 특정 의료기관에 의료자문이 집중된 사실도 확인됐다.
의료자문이란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심사나 손해사정에 참고할 목적으로 병원 등에 의뢰해 서면으로 전문의의 소견을 묻는 것을 말한다. 보험사가 불필요한 진료 등에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의료기관에 비용을 내고 자문받는 것이지만 소비자에게 유리하지 않은 결론이 나올 수 있어 분쟁 소지가 크다.
14일 생명보험협회가 공시한 올 상반기 의료자문 비교공시를 보면 메트라이프생명의 의료자문 실시율은 0.51%로, 청구된 5만7264건 가운데 293건을 자문받았다. 21개 생명보험사의 평균 실시율 0.09%와 비교하면 5배가 넘는 비율이다.
메트라이프생명 다음으로는 높은 의료자문 실시율을 보인 곳은 iM라이프(0.29%)이다. iM라이프는 약 4만여건의 보험금 청구 건 중 113건을 의료자문에 넘겼다. 뒤이어 △KDB생명(0.17%) △신한라이프(0.04%) △미래에셋(0.03%) △라이나(0.02%) △AIA(0.02%) 순이다.
의료자문의 특정 의료기관 집중도 우려되는 사항이다. 소비자들은 보험사의 의료 자문이 특정 병원에 쏠릴 경우 보험사에 유리한 소견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21개 생명보험사가 맡긴 의료자문은 의료기관 한 곳당 평균 5.3건이었다.
의료기관 1곳당 실시한 평균 자문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삼성(14건) △한화(7.4건) △교보(6.4건) 이었다. 이들 3사는 보험금 청구 건수 100만건, 의료자문 실시 건수 1000건을 넘겨 의료자문인 소속기관이 200곳에 달하는데도 평균 건수가 많았다.
메트라이프생명(4.4건)은 보험금 청구 건수와 의료자문 실시 건수가 3사보다 크게 밑돌았지만 평균 자문 건수로 바로 뒤를 이었다.
의료자문으로 지급 보험금은 줄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의료자문으로 약 79%의 청구 건에서 보험금을 줄였다. 의료자문을 받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비율은 42%로 21개사 평균인 26%를 크게 웃돌았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타사 평균 대비 증가한 이유는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보험사기 방지 업무를 강화했기 때문”이라며 “경미한 질병으로 반복적으로 입원하는 보험사기 의심 건을 대상으로 입원적정성 의료자문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