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산업기술 R&D 혁신에 속도를 내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연구개발(R&D) 프로젝트 600개를 추진한다. 또, 기업이 산업 현장에서 AI 활용을 촉진할 수 있도록 데이터 전처리 자동화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지원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7일 한국타이어 판교 테크노플렉스에서 안덕근 산업부 장관 주재로 제3차 산업디지털전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AI+R&DI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지난달 국가인공지능위원회에서 발표한 산업 AI 전환 확산 방안의 후속 조치이자, 지난 5월 출범한 ‘AI 시대 신산업 정책위원회’에서 정한 6대 AI 활용 전략 중 하나로 추진된다.
‘AI+R&DI 추진전략’은 AI를 산업현장의 R&D와 혁신(Innovation) 과정에 적용해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세 가지 전략으로 구성됐다.
먼저 산업부는 R&D 설계와 실험에 AI 기술 도입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600개 R&D 프로젝트를 단계별로 추진하고, 2032년까지 산업부 신규 R&D 과제 100%를 투입한다.
특허, 논문, 실험데이터 등을 분석하고 기술개발 방향을 설정하는 AI 기반 연구 설계 설루션을 개발해 산업 현장에 확산시킬 예정이다. 반도체, 바이오, 이차전지 등 업종별 다수 기업이 활용하는 연구설계 설루션 10개, 개별기업이 사용하는 설루션 90개 등 100개 설루션 개발을 목표로 2030년까지 과제 선정에 나선다.
기업 수요가 많은 소재 분야의 물질 데이터도 오는 2026년까지 2배 이상으로 확대해 1000만건을 구축하고 연산 자원에 대한 지원 방안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AI와 로봇공학을 활용해 실험을 자동화하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AI 자율실험실을 2030년까지 500개 도입할 계획이다. 자율실험실은 실험계획을 AI가 스스로 변경·수행할 수 있도록 해 연구 효율성을 높인 개념이다.
이러한 전략들의 빠른 확산을 위해 ‘AI+R&DI 트랙’을 신설하는 등 정부 R&D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또, 전 세계에 흩어진 기술과 인재 등 혁신 자원을 AI를 통해 탐색하고 연결하는 ‘테크(Tech)-GPT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관련 생태계를 육성한다.
당장 다음 달부터 특허 1억1000만건, 논문 2억2000만편 등 민간 보유 데이터를 대형언어모델(LLM)로 학습시켜 내년 하반기부터 서비스할 예정이다. 2026년 실시간 인재·기업정보 탐색, 2027년 글로벌 플랫폼과 연계한 기술·인재 정보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오는 2028년까지 민관 합동으로 161억원의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축적된 정보·설루션을 바탕으로 국내외 전문기업이 제공하는 온라인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테크-GPT 활용을 위한 ‘테크-GPT 스토어’를 개설할 예정이며, 이와 함께 지식재산권(IP) 전략 수립 및 공급망 분석 등 전문 서비스 생태계도 함께 조성한다.
아울러 정부 R&D 사업의 과제기획, 선정평가, 성과관리 등 전 과정에 AI를 전면 적용해 편의성을 높이고 전문성을 보완한다.
내년부터 기업, 연구자들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 업무를 지원하는 ‘AI 어시스턴트’를 단계적으로 구축한다. 이를 통해 사업계획서 초안 작성, 연구 데이터 관리, 결과 보고서 제출, 연구비 증빙 서류 분류 등을 24시간 챗봇 상담으로 제공한다.
R&D 과제의 기획, 평가, 관리를 담당하는 전문기관의 전문성도 AI를 통해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이날 함께 발표한 ‘산업 데이터 활용 활성화 방안’을 통해 데이터 전처리 자동화 시스템 등 기업의 AI 활용을 촉진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