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기업공개)를 향한 케이뱅크의 여정이 순탄치 않다. 수요예측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투자자 보호를 위해 감독당국의 감독 강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날 기관투자자 최종 공모가를 공시한다. 케이뱅크는 희망 공모가 범위를 주당 9500원~1만2000원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 다수는 하단인 9500원 또는 이보다 낮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예측은 공모주 청약에 앞서 기관투자자가 발행회사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를 참조해 대표주관회사에 매입희망수량과 가격을 제시하는 것이다. 기관투자자가 제시한 가격은, 수익성이나 성장성이 경쟁사인 카카오뱅크 대비 미흡한데 반해 희망 가격은 비싸다는 판단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케이뱅크 당기순이익과 자본총계는 카카오뱅크 3분의 1 수준이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분의 1 규모다. 케이뱅크가 제시한 희망 기업 가치는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2.56배 수준으로 카카오뱅크 PBR 1.62배보다 높다.
업비트 의존도 역시 IPO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케이뱅크는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예치금 관리기관으로 지난 2020년부터 제휴를 맺고 실명확인과 펌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계약은 오는 2025년 10월까지다. 예치금 관리 재예약이 불발되면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돈다.
이에 관련해 케이뱅크 최근 간담회에서 “업비트 예수금은 별도 펀드로 은행 내부에서 국공채와 MMF 등 고유동성 안정형 자산으로 관리한다”며 “자금이 빠져나가도 즉시 유동화 가능한 자금으로 매칭돼 있어 뱅크런 가능성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정치권도 업비트 단일예금 비중을 문제 삼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케이뱅크의 업비트 단일예금 비중이 높다는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 지적에 “(비중을) 계속 꾸준히 줄이려고 권유 지도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장에서의 IPO에 대한 과정에서의 투자자 보호 이슈라든가 적정한 공시 이슈, 또 은행 건전성이라든가 운영이 있으면 두 가지 둘 다 매우 중요한 것인데, 두 부분을 다 열심히 잘 챙겨보겠다”고 답했다.
정치권 등쌀에 감독당국도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 경우 케이뱅크 증권신고서가 수리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일부 기관들은 주당 9000원대도 비싸다고 판단해 수요예측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가 하단 미만인 8500원 선에서 확정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