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면담이 미묘한 분위기 속 종료됐다. 한 대표는 3가지 개편안을 요구했고 대통령실의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정치권은 ‘윤한면담’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았을 것으로 전망했다.
21일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면담자리를 가졌다. 면담 자리에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양측은 면담 전 파인그라스 잔디밭을 10여분간 산책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은 ‘윤한면담’ 직후 당대표실 앞에서 브리핑을 통해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 회동에서 나빠지는 민심과 여론 상황을 전했다”며 “이에 따른 과감한 변화와 쇄신 필요성”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해서는 “김 여사 이슈 해소를 위한 대통령실 인적 쇄신, 대외활동 중단, 의혹 사안 설명과 해소, 특별감찰관 임명 등을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야의정 협의체의 조속한 출범도 촉구했다. 정부에 대한 개혁·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당이 지원하겠다는 말도 전했다”며 “이 과정에서 개혁 추진을 위해 부담되는 이슈를 선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앞서 언론에 밝힌 내용을 전달했지만 대통령실의 반응은 알 수 없었다. 박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답변이나 반응을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회동에 배석하지 않고 대표의 얘기를 전달해 어떤 것을 받아들였는지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회동에 대한 대표의 말’과 ‘인적 쇄신 공감대’ 에 대해서도 “특별한 말이 없었다. 공감대 여부는 용산 측에 확인해야 한다”고 재차 답변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회동이 매끄럽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양측이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뜻이 모였다면 브리핑을 함께 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마음이 풀리지 않은 것 같다. 언론의 관심이 쏠려 있음에도 식사도 없이 짧은 시간 만난 것을 보면 좋은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양측 모두 정치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중이다. 회담의 결과 브리핑 부분도 이례적”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 대표도 여당대표인 만큼 임기가 2년 넘게 남은 대통령을 공격해선 안 된다. 차별화는 1년 정도를 앞두고 하는 것”이라며 “거대야당을 앞두고 양측이 오월동주(吳越同舟) 해도 모자란 판에 서로 기 싸움을 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도 회담 형식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대표가 공개적으로 만나는 만큼 대화에서 어느 정도의 결과물이 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비공개 회동도 아니고 양측이 무슨 얘기를 할지 다 알고 있는데 아무런 결과를 알리지 않는 건 성의가 없다”며 “결과를 기다리는 국민은 이런 모습을 비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회동이 끝난 직후 대통령실에 반응을 물어보라는 것은 무책임하다. 면담의 형식과 과정도 이상한 상황”이라며 “이대로 흐지부지 끝나면 당정의 소통방식에 비판이 쇄도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번 면담에 대해 별도의 브리핑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