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구 범어사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여러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하겠다”며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 했다. 현직 대통령이 범어사를 찾은 것은 이승만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22일 부산 금정구 범어사를 방문해 대웅전에서 향로에 헌향하고 부처님께 삼배를 올린 뒤 범어사 주지 정오스님, 방장 정여스님과 함께 차를 마셨다. 양산 통도사와 함께 영남의 3대 사찰 중 하나로 꼽히는 범어사는 지난해 통도사와 함께 국가 현충 시설로 지정됐다.
이 자리에서 정오스님은 윤 대통령에게 직접 쓴 ‘무구무애(無垢無碍·인생을 살면서 허물이 없어 걸릴 것이 없다)’라는 문구가 적힌 족자를 선물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감사를 표하며 “나라를 정상화하기 위해 범어사에서 주신 많은 가르침에 힘입어 이 나라가 똑바로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여스님은 윤 대통령에게 ‘감인대(堪忍待·견디고 참고 기다리라)’가 적힌 액자를 선물했다. 정여스님은 “어려운 상황에도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든든하다”며 “인생을 살다 보면 가슴에 남는 것들이 있고 스스로를 흔드는 경우가 있는데, 바깥에서 흔드는 것보다도 내 스스로가 흔들리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당히 비우며 새로운 것을 채우겠다는 마음가짐이 국정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너무 늦게 왔다”며 “좋은 말씀과 글을 받아 간다”며 감사를 표했다.
합천 해인사, 범어사에 이어 부산 초량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격려한 윤 대통령은 “여러분이 힘들게 일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찡하다”며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김형승 상인회장의 안내에 따라 참모들과 시장을 돌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는 이북 실향민 출신인 아버지에 이어 2대째 쌀가게를 운영하는 상인 부부에게 사인을 해 주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