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형진 영풍 고문이 국정감사에 출석한 가운데, 오너가 아니라고 발언한 데 여야 의원들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라며 질타를 이어갔다.
장 고문은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여야 의원들의 질문을 받았다. 이날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장 고문님은 오늘 고문 입장이 아니라 실질적인 오너 입장으로 이 자리에 선 것”이라고 하자, 장 고문은 “영풍 주식도 없고 오너도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에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인은 좀 전에 본인이 오너가 아니라 단순히 고문에 불과하다 했는데, 단순히 고문직을 맡고 있는 사람이 고려아연과의 경영권 분쟁을 위해 국감 불출석사유서까지 제출해가면서 일본 출장을 가는 것이 맞느냐”라고 물었고, 장 고문은 “이번 건은 회사 존립과 관계된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국민들은 지난 10년간 실질적인 오너에게 석포제련소의 환경 문제에 대한 사과, 재발 방지, 향후 개선 대책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으나, 지속적으로 실질 오너가 아닌 대표이사들이 계속 책임을 지고 있으니까 개선이 하나도 안 되고 있다”면서 “그 기간 동안 많은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고, 장 고문을 대신해서 구속된 대표이사들도 있는데, 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는가”라고 질의했다. 장 고문은 “송구하고 또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영풍의 동일인 즉 총수는 장형진 고문으로 돼 있고, 그룹 내에서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며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며 “정치권에서 여야 구분 없이 석포제련소와 관련된 문제를 지적하고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안일하게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장 고문이 ‘영풍의 주식도 없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지적했다. 박 의원은 “제가 설마 싶어서 방금 금융감독원 공시자료를 확인해보니 10월11일 기준 장 고문이 영풍 지분 0.68%(1만2504주)를 보유하고 있고, 본인 주식을 자녀에게 증여하거나 배우자에게 나눠준 사실도 있다”면서 “이 같은 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오늘 국감 자리에 나와서도 본인이 영풍에 주식이 없다는 둥 국민들 앞에서 거짓말을 한 점에 대해 위원장(안호영 환노위원장)은 단호하게 조치해 주시고 필요하면 고발 조치해 달라”고 강조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 역시 “장 고문과 자녀분들을 포함해 가족 주식 비율을 따져보면 52.6% 정도 나오고, 장 고문이 소유하고 있는 회사인 에이치씨도 영풍 지분 1.38%를 보유하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지분들이 꽤 있는데 본인이 실질 오너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위증이고, 이에 대해 나중에 위원장께 자료를 드릴 테니 확인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 고문은 “자녀가 셋이 있는데 40대 후반이거나 50대에 접어들었다”며 “가족이지만 각자의 의견들이 있고, 제가 어떻게 하라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말씀을 드렸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