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미성년자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외모를 품평한 내부 보고서가 국정감사장에서 공개됐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적나라한 외모 품평 표현이 다수 들어가 있는 것에 대해 “과하다”고 지적했다.
2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 감사에서 전날 민형배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위클리 음악산업 리포트’라는 이름의 하이브 내부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매주 발행돼 하이브 및 산하 레이블 최고책임자들인 시(C)레벨에게 발송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멤버들이 한창 못생길 나이에 우루루 데뷔를 시켜놔서 누구도 아이돌의 이목구비 아님” “외모나 섹스 어필에 관련되어 드러나는 경향이 두드러짐” “좀 놀랍게도 아무도 예쁘지 않음” “놀랄 만큼 못생겼음” 등의 표현이 담겨 있었다. 이에 민 의원은 “미성년자들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라며 “아이돌에 대한 비인격적 인식과 태도가 보고서에 담겨 있어서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어떤 가수를 대상으로 한 표현인 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 국감장에 출석한 김태호 빌리프랩 대표 겸 하이브 최고운영책임자(CCO)는 “저 문서 내용을 제가 기억하진 못한다”며 “저런 모니터링 자료들을 많이 만들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어 미성년자 그룹을 지칭해서 문제라는 지적에 대해선 “하이브의 의견이나 공식적인 판단은 아니다”라며 “온라인상에서 들어왔던 글들을 저희가 모니터링을 위해서 모으고 종합한 내용으로 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지금 (김태호 대표가) 말하는 걸로 봐서는 밖에서 다른 사람이 쓴 걸 모아놨다고 하는데, 표현이 좀 심하다”며 “그런 표현을 (받는 대상이) 자기 안의 직원들이나 가족들이라고 봐야 할 텐데, 과한 것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하이브는 보고서 내용에 대해 논란이 일자 이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국회에서 공개된 당사의 모니터링 보고서는 팬덤 및 업계의 다양한 반응과 여론을 취합한 문서”라며 “업계 동향과 이슈를 내부 소수 인원들에게 참고용으로 공유하기 위해 커뮤니티나 에스엔에스(SNS) 반응을 있는 그대로 발췌해 작성됐으며 하이브의 입장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보고서 중 일부 자극적인 내용들만 짜깁기해 마치 하이브가 아티스트를 비판한 자료를 만든 것처럼 보이도록 외부에 유출한 세력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