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가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거뒀지만 창업자는 무역 환경이 달라져 심각한 도전을 앞두고 있다고 경고했다.
26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장중머우(모리스 창) TSMC 창업자는 이날 대만 신주시에서 열린 자사 연례 체육행사에서 “반도체, 특히 최첨단 반도체의 자유무역은 죽었다”며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성장을 지속할지가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창 창업자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장비·기술 수출 통제 조치가 나온 2022년 말에도 “자유무역 역시 바람 앞의 등불”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기술 우위와 탁월한 제조,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TSMC가 올해 또다시 (실적) 기록을 깼다”며 임직원들을 격려하면서도 “가장 엄중한 도전이 눈앞에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5년 전 TSMC가 성공하면서 ‘지정학적 책략가들이 군사상 반드시 차지해야 할 곳이 된다’고 언급한 자신의 발언을 들며 “현재 TSMC는 이미 진정으로 그러한 곳이 됐다”고 자평했다. 또 “우수한 팀과 지도부가 있는 만큼 TSMC가 도전을 맞아 계속 기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등 최신 기술 분야에서 최첨단 반도체는 필수적인 전략 물자가 됐다. 이런 이유로 TSMC는 일반 기업이면서도 전략 물자를 생산하는 기지가 됐다. 세계 시장 점유율도 압도적이다.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7나노 이하 공정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는 90%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인공지능 가속기의 99% 가량을 이 업체가 생산한다.
하지만 미-중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TSMC 역시 갈등의 중심에 섰다. 특히 자유무역주의의 퇴보와 보호무역주의의 부상이라는 통상 환경의 변화와 미·중 경쟁이 맞물리면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2020년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산 장비를 사용해 제작된 반도체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제재를 가했는데, 최근 미 상무부는 TSMC가 화웨이용 AI·스마트폰 칩 제조에 관여했는지를 조사 중이다.